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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광풍⋯코스닥 상장사 재무건전성 경고등


입력 2019.08.30 06:00 수정 2019.08.29 22:04        최이레 기자

올해 8월 메자닌 발행 잔액 지난해 추월⋯대규모 전환 청구 시 주주가치 희석도 우려

"투자자들·기업 간 주객 전도되는 현상 발생⋯시장 왜곡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

올해 8월 메자닌 발행 잔액 지난해 추월⋯대규모 전환 청구 시 주주가치 희석도 우려
"투자자들·기업 간 주객 전도되는 현상 발생⋯시장 왜곡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


최근 급증한 메자닌 발행으로 인해 향후 코스닥 상장사들의 재무적 부담과 함께 주식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추후 내놔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운데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시중에 풀리는 주식수 증가로 인해 주권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급증한 메자닌 발행으로 인해 향후 코스닥 상장사들의 재무적 부담과 함께 주식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추후 내놔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운데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시중에 풀리는 주식수 증가로 인해 주권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급증한 메자닌 발행으로 인해 향후 코스닥 상장사들의 재무적 부담과 함께 주식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추후 내놔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운데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시중에 풀리는 주식수 증가로 인해 주권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30일 코스콤에 따르면 메자닌 발행액은 최근 5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5조9000억원 규모의 발행 규모는 지난해 16조2000억원으로 약 174.58% 뛰었고 올해 8월 이미 지난해 발행액을 뛰어넘는 18조원 가량의 발행 잔고를 기록 중이다.

메자닌 채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일컫는다. 특정 기업의 메자닌 채권을 인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전환권을 청구해 전환가액과 주가만큼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고 주가 수준이 전환가액만큼 올라오지 못할 때는 만기까지 보유를 통해 이율만큼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마련한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메자닌 채권 발행이 급증한데 있다. 메자닌의 경우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저금리 발행을 통해 회사 운용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발행 규모가 커질 경우 그 만큼 미래에 지불해야 될 금액이 많아지기 때문에 회사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메자닌 채권에 대한 대규모 전환 청구가 발생하게 되면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동시에 단기 수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메자닌 채권을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한다.

특히, 최근 들어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메자닌 채권 발행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다 보니 굳이 자금 차입이 필요하지 않는 기업들까지 발행에 나서고 있는데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저금리에 자금 조달을 하고 싶은 기업들의 욕구도 한 몫 하겠지만 벤처펀드 출시 이후 바뀐 시장 분위기도 발행 남용을 야기했다.

원래는 기업이 필요에 의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정상적인 발행 루트였다면 벤처펀드 출시 이후 에는 자금이 모여 기업들의 메자닌 채권 발행을 압박하는 구조로 변질됐다. 이는 벤처기업투자신탁 운용요건에 신주나 메자닌 채권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담아야 하는 비율을 정해 놓으면서 벤처펀드들이 공모든 사모든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메자닌 펀드 발행을 유도했다. 그래야 최대 300만원에 달하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부터 메자닌 채권 발행을 시작한 상장사들의 경우 올해 도래하는 전환청구일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환가액과 현 주가 수준이 차이가 큰 기업일수록 전환권 행사 요청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도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늘어나는 주식수 만큼 주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라는 것을 마련하면서 코스닥 벤처 펀드를 출시했는데 지금 시장에서 가장 크게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메자닌 채권"이라며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고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되면서 신주나 메자닌 같은 것들의 투자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되다보니깐 투자자들과 기업들 간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오랜 기간 나타나고 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코스닥벤처 펀드가 출시된 이후, 실질적으로 뭉칫돈을 싸들고 다니는 사모펀드들이 많이 형성되면서 '우리가 아주 싼 금리, 제로 금리로 돈을 많이 투자해줄 테니 차입 한 번 하라'는 식으로 주객이 전도돼 무분별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권유를 많이 하고 다녔다"며 "그런 부분들이 1년 정도 시간이 지난 요즘, CB의 경우에는 전환청구가 돌아오게 되고, 실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훨씬 높게 형성돼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실적적인 부분에서 파생상품 평가 차손으로 돌아오고, 그런 부분들이 사실 기업들의 일반적인 펀더멘털이나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인을 넘어서는 또 다른 변수들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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