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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다시 발목잡힌 이재용 부회장, 경영 행보 차질 우려


입력 2019.08.29 16:34 수정 2019.08.29 17:04        이홍석 기자

오너 부재로 삼성 현재·미래 사업 모두 위기 맞을수도

경영 환경 불확실성 증대 속 성장·투자·고용 불투명 우려

오너 부재로 삼성 현재·미래 사업 모두 위기 맞을수도
경영 환경 불확실성 증대 속 성장·투자·고용 불투명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에 발목을 잡히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현재 주력 사업의 어려운 상황의 타개와 함께 미래 신성장사업 발굴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2심을 파기환송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대법원은 이날 선고에서 2심에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던 지원금에 대해 뇌물로 인정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고 이에 따른 대가관계로 뇌물이 제공됐다고 봤다.

또 삼성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조직적으로 추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을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대가관계가 있었고 묵시적 청탁이 이뤄진 것으로 봤다.

결국 2심서 무죄로 봤던 부분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뇌물 금액이 늘어나고 묵시적 청탁까지 인정되면서 2심에서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의 형량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선고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행보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구속은 되지 않더라도 파기환송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촌각을 다투며 국내외에서 경영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행보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이 선고까지 최대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이후 주로 해외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춰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의 영향으로 적극적으로 국내 경영 행보를 하면서 주력사업들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 출장을 통해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전장부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해외업체들과의 미팅도 중국 전기차 업체 BYD, IT업체 화웨이·샤오미, 일본 NTT도코모·KDDI 등과 신성장산업에서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경영시계가 주로 현재에 맞춰졌다. 올해 첫 경영행보로 지난 1월 3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고 IT모바일(IM)부문 경영진들과 회의를 가졌다.

또 바로 다음날인 4일에는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진들과 회의를 갖고 한 달 뒤인 2월 4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현장 시찰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 발발로 인해 더욱 빠르게 돌아갔다.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미·중간 무역분쟁이 심화되자 주말이었던 6월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 DS부문 경영진들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가진데 이어 13일과 14일에는 기흥사업장과 수원사업장을 다시 방문해 각각 반도체 사업 계획과 6G 등 IM부문 신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7월 들어 4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효되자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돌아온 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과 함께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6일 온양 천안사업장, 9일 평택사업장(이상 반도체), 20일 광주 사업장(가전·이상 삼성전자), 26일 충남 아산사업장(삼성디스플레이) 등 현재 주력사업들 위주로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각 사업부문별로 조직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현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시스템반도체·전장부품 등 미래 신성장사업 육성에는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오너 없이는 신속하고 빠른 대응을 위한 결정이 어렵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또 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약속을 최대한 준수하려고 하겠지만 오너가 결정할 수 있는 신사업 발굴 없이는 새로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 사업들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미래 신성장 사업 도 발굴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오너 부재는 상당한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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