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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바이오 사기론까지..신뢰 더이상 무너져선 안돼


입력 2019.08.30 06:00 수정 2019.08.29 22:03        이은정 기자

개미 주주들의 충격이 큰 상황

투자자들 사이 바이오 ‘거품론’·‘사기론’

개미 주주들의 충격이 큰 상황
투자자들 사이 바이오 ‘거품론’·‘사기론’


업계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며,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업계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며,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한때 시가총액 4조원에 육박했던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다.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허가서류에 허위사실이 기재됐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꿈의 항암제’라며 임상시험 성공을 확신하던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3상 중단 권고 이후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8일 신라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46%(2500원) 하락한 1만3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 하한가(-29.96%)인 90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1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10조원이 넘던 신라젠 시가총액은 9000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펙사벡과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이 보도될 때마다 신라젠은 이를 부인하며 임상시험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상시험 중단 이후 신라젠은 주주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14만명이 넘는 신라젠 투자자 중에는 전 재산을 투자하거나 대출까지 받아 주식을 산 사람이 부지기수다. 한 포털 사이트에 신라젠을 검색하면 ‘신라젠 자살’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뜰 정도로 개미 주주들의 충격이 큰 상황이다.

코오롱티슈진, 신라젠 모두 고의로 은폐한 것은 아니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식의 해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임원 등 주요주주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보유 주식을 처분해 막대한 이익을 취득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2016년 말 상장 이후 2515억원(292만765주) 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바이오 ‘거품론’ ‘사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국내 바이오업계는 또다시 긴 암흑기가 올 거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정이며,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 바이오신약의 성공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우리나라 신약개발의 역사는 미국이나 유럽 등 제약 선진국보다 상당히 짧은 편이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일부 제약사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야 신약개발이 본격화됐다.  

지금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국내 바이오업계가 신뢰를 되찾고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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