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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미래투자 발표 1년···쳇바퀴 갇힌 삼성주 운명은


입력 2019.08.29 06:00 수정 2019.08.29 08:06        백서원 기자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180조원 투자집행 늦어져…대법 선고 ‘촉각’

삼성물산, 작년 대비 27%↓…“불확실성 해소 차원 매듭짓기 중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180조원 투자집행 늦어져…대법 선고 ‘촉각’
삼성물산, 작년 대비 27%↓…“불확실성 해소 차원 매듭짓기 중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 선고를 앞두고 삼성그룹주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80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 그동안 투자집행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시장은 이번 선고 이후 사측의 투자와 주가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물산은 전장 대비 0.88% 오른 9만13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8% 상승한 28만65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는 1.3% 오른 19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해 8월 초 12만6000원에서 약 1년 만에 9만원대로 내려앉으며 27% 가량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코오롱티슈진 상폐 위기에 따른 바이오업종 불확실성 해소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약 37% 급락한 상태다. 분식회계 사태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8월 8일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고용하겠다는 내용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인공지능(AI), 5세대 통신망(5G), 바이오,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선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의 투자발표 이후 삼성그룹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당시 삼성SDS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7% 동반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는 그룹 투자 증액에 따른 수혜 가능성,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상승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확대 등이 주목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곧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기업가치와 연결된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업황 부진 속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대내외 변수가 겹치며 삼성전자의 발이 묶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절반이하로 떨어지면서 주주환원책 시행을 연기했다. 최대 180조원의 투자도 당분간 본격적인 집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 판결을 앞두고 사내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경영전략 설정을 짜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조사가 삼성전반으로 확대돼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글로벌 투자분석회사인 CLSA 소속 스티브 정 연구원은 “현재 삼성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선고와 정치적으로 연관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계열사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연루 혐의로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작년 2월 2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난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고에서 최소한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투자자들은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수사와 맞닿아 있는 삼성물산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판결의 방향보다는 매듭짓기가 주가 흐름에 중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관해 “우려가 많았던 상반기가 지나가고 투자매력도가 증가하는 하반기가 왔지만 여전히 국정농단 대법 상고심 판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 결과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국면”이라며 “현재는 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제외해도 저평가 국면으로, 판결의 방향보다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매듭짓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의 기초체력으로 주가 방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면서 “주가의 가장 큰 리스크는 삼성에 대한 정부의 시각과 재판에 미칠 영향인데, 결과를 떠나서 오랜 기간 이어진 소모적인 공방전을 매듭짓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 부회장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문하면서 이와 관련한 삼성의 투자전략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중장기 디스플레이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미래 신기술 로드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향으로 관련주인 파워넷의 경우 다음날 주가가 22.6% 급등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을 통해 ‘퀀텀닷 올레드(QD OLED)’에 대한 투자 의지를 우회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QD OLED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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