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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쓰는 쌀가루 전용 ‘가루미’ 개발


입력 2019.08.28 13:54 수정 2019.08.28 13:57        이소희 기자

농진청, 세계 최초 개발 분질배유 벼 품종 특허 출원…쌀가공 공정 간소화

농진청, 세계 최초 개발 분질배유 벼 품종 특허 출원…쌀가공 공정 간소화

기존의 멥쌀과 달리 밀처럼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서 가루로 이용할 수 있는 건식제분용 벼 품종인 ‘가루미’가 개발돼 특허를 출원하면서 쌀 가공식품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농촌진흥청은 27일 건식제분용 벼 품종인 가루미 육성 이용 방안을 설명하면서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미’는 적은 비용으로 친환경 쌀가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농진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소재인 ‘분질배유(돌연변이후대)’를 갖는 벼 품종”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 ⓒ농진청 새로운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 ⓒ농진청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이번에 특허 출원한 품종은 농가와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형태로 보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 국민들이 쌀을 소비하는 방식이 많이 변해 가공용 쌀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다양하고 차별화된 쌀 가공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쌀을 빵이나 떡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꼭 필요한데, 물에 충분히 불린 뒤 빻을 멥쌀의 습식제분은 건조비용과 세척물 정화비용 등으로 밀보다 제분비용이 2배 더 이상 소요된다.

2017년 식품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58만6000톤의 쌀 중에 쌀가루 구매는 3만3000톤으로 5.6% 수준인 것으로 미뤄보면 멥쌀의 습식제분은 쌀가루 산업화에 걸림돌이 돼온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이 산업화의 제약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제분 기술이 요구돼왔다.

이번에 개발된 ‘가루미’ 품종은 물에 불린 후에 빻을 수 있었던 기존 멥쌀의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는 농진청의 설명이다.

‘가루미’ 쌀은 소규모 업체의 제분기로도 쉽게 빻을 수 있으며, 대규모 밀(小麥) 제분 설비에 현미를 넣어 대량 생산할 수도 있다.

또한 농가에서는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사업체의 경우 쌀 소비량이 늘고 있어 신상품 개발에 필요한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가루미’는 질 좋은 쌀가루를 건식제분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가공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농진청과 대한제과협회 공동개최한 ‘우리쌀빵 경진대회’에서도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에 유통되던 쌀가루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쌀맥주와 떡의 원료곡으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 간소화(현미 파쇄물을 바로 투입해도 당화에 무리가 없음)됐음이 확인됐다.

이 같은 ‘가루미’는 건식제분용으로 육성됐던 '수원542호'에 대한 농진청의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으로, 현재 국내에 3건의 특허로 보호받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원천소재이기도 하다.

농진청은 가루미 품종을 재배농가와 가공업체, 소비자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운영방식으로 보급과 이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11개 생산 가공업체들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했고 평택 등 6곳에 총 11㏊의 가루미 품종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농진청은 가루미 품종을 이용한 우리 쌀의 소비 촉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고 쌀 생산농가의 소득증대와 쌀산업 육성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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