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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은 북한이 했는데…美압박은 남한에


입력 2019.08.26 16:00 수정 2019.08.26 16:14        이배운 기자

우려 커지는 트럼프 동맹의식…재선에 '올인' 하나

北위협 소극대응하는 정부…트럼프 '모른척' 구실줬다

우려 커지는 트럼프 동맹의식…재선에 '올인' 하나
北위협 소극대응하는 정부…트럼프 '모른척' 구실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약속 위반이 아니다"며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완전히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상습화된 도발행위에 '면제권'을 부여하는 한편, 오히려 한국에 대해서는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공조 균열의 심각성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하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반갑지는 않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를 언급하면서 "그는 한국이 워게임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며 "나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들 발언은 한국을 상대로 진행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방위비 분담금 관련해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며 대폭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등 증액을 압박해왔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전문가들은 이처럼 동맹국의 안보위협을 등한시하고 철저히 자기 정치적 이해를 쫓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고착화 될수록, 한국의 안보이익이 배제된 북미 핵협상 도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국 돌파 카드로 북한의 부분적 핵 보유를 묵인하는 졸속합의를 추진하려 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의 중단거리 핵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와 있는 한국에 최악의 안보 시나리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를 비교하며 외교력을 과시했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도 '별일 아니다'며 논란을 최소화 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위협의 당사자인 한국이 북핵 위협을 축소 평가하고 북측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구실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한 달간 북한의 7차례에 달하는 미사일 도발에 청와대는 우려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강력한 규탄 메시지를 내놓거나 군사적으로 맞대응한 적은 없다.

정부가 북한의 핵위협을 축소하고 비핵화 진정성을 대신 피력하는 탓에,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적 리스크를 무릅쓰고 북한의 핵위협을 인정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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