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반복 작업 그만" 업무 자동화 속도 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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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반복 작업 그만" 업무 자동화 속도 내는 은행들
    2017년부터 본격 도입…영업 관련 분야까지 확산
    업무 관행 재평가 먼저 이뤄져야…IT와 협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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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24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2017년부터 본격 도입…영업 관련 분야까지 확산
    업무 관행 재평가 먼저 이뤄져야…IT와 협력 필수


    ▲ 국내 은행들이 업무 자동화(RPA) 시스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은행들이 업무 자동화(RPA) 시스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 은행원들이 직접 해야 했던 단순 반복 작업을 소프트웨어가 대신하게 되면서 업무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이다. 이에 은행이 고객과 직접 만나는 영업 현장 곳곳에도 RPA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성급한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201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RPA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RPA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수행하는 업무 중 단순하지만 반복적이고 일정 규칙을 지닌 일을 대신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RPA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으로 봇(Bot)이라 통칭되며, 물리적인 로봇이라기보다는 사람이 수행하는 업무를 복제해 자동화하는 무형의 프로그램이다.

    주요 은행들의 사례를 보면 KB국민은행은 2017년 12월 RPA를 도입한 후, 현재 43개 업무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 수집과 입력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머신러닝 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등 RPA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5월부터 RPA 개선과 확산을 위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RPA를 도입했고, 내년까지 RPA 적용 업무 확대와 더불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RPA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3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에 RPA를 연계하고, 관련 시스템 진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은행들 안에서 RPA는 단순한 후선업무를 넘어 여신과 외환 등 영업 관련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미 기업대출 실행 전 관련 정보 조회나 부동산 담보물건 시세평가, 사업자 휴·폐업 조회, 자동차 등록 원부 조회, 계약서 확인,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등 다양한 업무들이 RPA의 몫이 된 상태다.

    RPA 도입의 장점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에 있다. 우선 기존 IT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도 활용이 가능하고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한 투입 비용 회수기간이 짧아 생산성 개선 효과가 우수하다는 평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 근로자 업무의 45%는 자동화가 가능하고 이러한 자동화에 따른 인건비 감소는 약 2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RPA는 직원의 입력 오류 등 실수에 따른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업무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해 주고, 근로 시간의 제약 없이 작업도 가능하다. 특히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올라가고, 대신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

    이에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던 RPA는 생산성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서 통신과 헬스케어, 제조업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IT 전문 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지난해 6억8000만달러 규모였던 RPA 시장이 2022년에는 24억달러까지 성장하고, 대기업의 80%가 이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해결책으로 인공지능과 함께 RPA를 꼽으면서 지난해 관련 업체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에 3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RPA를 둘러싼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관행처럼 수행돼 온 기존 업무 구조에 대한 재평가 없이 담당자 업무를 그대로 복제할 경우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내재화시키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컨설팅업체 펙스네트워크의 2017년 3월 조사에 의하면 RPA 도입 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시스템 구축 전의 프로세스 표준화 미비로, 프로세스 분석과 최적화가 RPA 도입의 전제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RPA는 대부분 사내 시스템에 기반 한 업무를 자동화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IT 부서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RPA 적용에 적합한 화면 구성 변경만으로도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KDB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업무 구조가 단순할수록 RPA 도입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무 프로세스 재평가를 통해 최적화된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효과적인 RPA 도입을 위해서는 최적화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와 이를 지원하는 IT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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