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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쇼크 엎친데 고환율 덮친 격⋯외인 셀 코리아 "GO?" "STOP?"


입력 2019.08.21 06:00 수정 2019.08.20 23:34        최이레 기자

이달들어 외국인 약 1조8500억원 팔자 우위… 어제 첫 순매수로 돌아서

상장사들 실적 쇼크가 이탈 주 원인⋯전문가 "장기 수급 동력도 약해"

이달들어 외국인 약 1조8500억원 팔자 우위… 어제 첫 순매수로 돌아서
상장사들 실적 쇼크가 이탈 주 원인⋯전문가 "장기 수급 동력도 약해"


국내 증시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실상 국내 기업들이 반등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적 쇼크가 지속되면서 '큰 손'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국내 증시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실상 국내 기업들이 반등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적 쇼크가 지속되면서 '큰 손'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국내 증시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언제 진정 기미를 보일 것인가. 외국인의 최근 증시 자금 썰물 현상이 국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실상 상장사들의 실적 반등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거시경제 환경도 좀처럼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8499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매수세를 나타낸 적 없이 연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장에서야 약 1132억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 8월 첫 매수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수급이 큰 폭으로 축소된 배경에는 신흥국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상해종합지수를 비롯해 홍콩H지수 등 주변 신흥국 증시는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외국인 자금이 안전 자산에 쏠렸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신흥국 시장과 비교해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의존도가 큰 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상장사들의 실적마저 매 분기 역성장하면서 외국인들의 이탈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95%, 37.09% 하락한 37조4879억원, 55조581억원으로 집계돼 1년 새 반 토막 났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국내 증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는 등 침체가 길어지는 양상이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며 "한국 증시(MSCI 기준)의 연초 대비 달러환산 수익률은 -9.7%로 이머징 주요국 10개 중에서 제일 부진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부진했고 한·일 분쟁이 점화되면서 내수 경기 악화 등 대내·외 이슈가 지속적으로 붉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비우호적인 환율도 외국인들의 투자 스탠스를 바꿔놓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8.03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이달 5일 이후 12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달러가 약세를 띌 때 신흥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관찰되던 것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강달러 기조는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진호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현재 신흥국향 외국인 수급을 보면 자금 유출 강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흥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달러화가 약해져야 환에 대한 메리트도 생기면서 신흥국 자금 유입이 진행되는데 현 상황에서는 매크로 측면에서나 국내 시장 측면에서나 외국인 수급이 단기적으로 터닝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주체가 마땅치 않은 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반적으로 향후 수급 동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주가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변수는 맞지만 펀더멘털에까지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이 잠깐 반등세를 보였지만 지금 다시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급적인 측면에서 외국인이 없다면, 다른 기관이나 연기금의 수급이 이를 대체해야 하지만 국내 시장의 수급은 사실상 외국인 의존도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외국인 수급의 정체는 국내 수급과 더불어 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공백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수급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걱정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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