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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차 역전 임박…생명보험사 출구가 없다


입력 2019.08.20 06:00 수정 2019.08.19 17:46        이종호 기자

과거 고금리 계약 상품 역마진 이어져

해외투자 비중 상한에 대체투자처 없어

과거 고금리 계약 상품 역마진 이어져
해외투자 비중 상한에 대체투자처 없어


저금리기조 강지화로 채권이 운용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기조 강지화로 채권이 운용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게티이미지뱅크

채권이 운용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데다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 차 또한 축소된 탓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093%로 연중최저치를 갱신했다. 지난 16일 1.095%로 사상 처음 1.0%대 국고채 3년물 금리를 기록한 뒤 더욱 하락했다. 10년물은 1.184로 16일 대비 0.012% 상승해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이는 8bp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는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더 높지만,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때는 장단기 금리 차가 줄고 심하면 역전 현상도 일어난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 축소나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연 1.619%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지속적인 금리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는 보험사의 기존 금리 고정형 부채의 역마진이 심화하는 것과 동시에 내재된 보증옵션의 부담을 현실화 시킨다"고 말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 보험사는 역마진의 늪에 빠진다. 금리가 하락해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면 역마진 갭이 커진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5~9%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고객들에게 정해진 금리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채권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도 고민이다. 보험사는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생보사의 일반계정의 매도가능증권은 308조원으로 이중 213조가 채권이다. 일반계정 만기보유증권 145조 중에서는 107조원이 채권이다.

보험사는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주식을 매도가능증권과 만기 보유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채권 등을 매도 가능 계정으로 분류하면 금리가 내리면 시가 반영에 따른 평가이익이 발생해 이익으로 처리된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기에는 매도가능증권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 보유증권으로 기준을 변경한다.

올해 상반기 많은 보험사는 과거 사놓은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일회성 이익을 얻었다. 문제는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를 바꾸면 3년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금리가 변동 되도 즉각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갑자기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3년 동안은 계정분류가 불가능해 금리 상승에 베팅해야 할지 하락에 베팅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한 것이다.

이에 보험사는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보험사의 해외 투자 비중은 총자산의 30%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는 총자산의 30%를 제한하는 규제가 있고 이마저도 환율 상승으로 환 헤지 비용이 발생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생보사는 과거의 무리한 금리 경쟁이 독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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