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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가에 일본기업 루머까지'…바람 잘 날 없는 주류업계


입력 2019.08.15 06:00 수정 2019.08.14 22:25        김유연 기자

일본 맥주 수입업체, 불매운동 타격 현실화

보해양조·롯데주류…일본기업 루머 선긋기

일본 맥주 수입업체, 불매운동 타격 현실화
보해양조·롯데주류…일본기업 루머 선긋기


보해양조 외국 매각설 반대 입장문.ⓒ보해양조 보해양조 외국 매각설 반대 입장문.ⓒ보해양조

올 여름 주류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맥주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불거진 일본산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토종 주류기업들도 '일본 기업'이라는 잘못된 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방 주류업체들의 경우 대형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업체 무학은 최근 구조조정 및 명예퇴직을 진행하기로 하고, 대상자 선정 작업에 나섰다. 이번 구조조정은 서울과 수도권 영업직원이 주 대상이며 권고사직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수도권 공략에 실패한 데다 한독건설의 부도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무학은 충주공장 시공사인 한독건설에 82억원을 빌려줬지만 지난해 12월 부도로 인해 담보로 잡은 부동산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 적자를 낸 데다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무급 휴가'를 검토 중인 업체도 있다.

삿포로·에비스 등을 국내 유통하는 주류 도매업체인 엠즈베버리지는 불매운동 여파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전 직원 대상 무급휴가를 검토 중이다. '보이콧 재팬'으로 수입 맥주의 절반 이상이 유통되는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의 매출은 급락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50%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고 추가 발주는 없는 상태다.

롯데주류·보해양조 등 일부 주류업체들은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일본기업' 루머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보해양조는 공식 자료를 통해 "한일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일본매각설 등 터무니없는 루머로 기업 이미지 등에서 큰 피해를 겪고 있다"며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근거 없는 매각설 등을 확산시키는 사람에 대해서는 고소 등 법적 조치를 통해 엄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해양조는 지난 1950년 목포에 설립된 후 지금까지 69년간 광주전남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온 광주전남 대표 기업으로 전체 주주 2만365명 중 외국인 주주는 오스트리아와 캐나다, 독일 등 54명이다. 일본인 주주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주류도 '일본 기업'이라는 소문에 반발하며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최근 온라인상에 '일본 아사히가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주류의 제품은 일본 제품’이라는 소문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일본 아사히가 한국 '롯데주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지했다.

공지문에는 롯데주류는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사업부로, '처음처럼', '클라우드' 등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또 롯데아사히주류는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가 합작한 판매법인으로, 일본 맥주를 수입해 한국에서 유통·판매하는 판매법인일 뿐이라고 설명됐다.

더불어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브랜드 히스토리를 담은 유인물과 현수막을 제작해 주요 상권에 집중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유인물에도 '롯데주류는 일본회사가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부 커뮤니티에서 수입 맥주 판매법인인 '롯데아사히주류'와 '롯데주류'를 혼동해 롯데주류의 모든 제품이 마치 일본 제품인 것처럼 말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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