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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C파문, 감시망 구멍이 숭숭 뚫렸다


입력 2019.08.14 08:30 수정 2019.08.14 08:04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일본 우익의 행태 제대로 감시해 경종 울려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일본 우익의 행태 제대로 감시해 경종 울려야

ⓒDHC코리아 홈페이지 ⓒDHC코리아 홈페이지

DHC 코리아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 사과는 DHC 본사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걸 말해준다. DHC 코리아가 당연히 본사에 한국의 공분을 전하면서 대응을 요청했을 것이고 본사가 거기에 응했으면 지사가 단독으로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사가 홀로 사과했다는 것은 정작 문제를 일으킨 일본 DHC는 한국인의 공분을 철저히 무시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DHC테레비’ 방송에서 그들이 한국의 사태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는 걸 밝혔다. 한국 방송사의 DHC 보도 영상을 스튜디오에서 함께 보며 출연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13일에 방송됐다. 그들은 자기들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내보내도 된다며, 많은 한국인들이 볼 것 같으니 한국어로 인사하겠다고 ‘한국 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DHC가 홍보되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 공분을 완전히 무시하며 조롱을 이어간 것이다. 이러니 DHC 본사에 사과 의지가 전혀 안 보인다고 한 것이다. 공분이 들끓던 12일에도 이 방송에선 ‘일본이 한국에 먼저 싸움을 건 적이 없고, 화이트 리스트 문제로 한국이 미국에 거액의 중재 로비를 했다’며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이렇게 노골적인 혐한 방송을 대놓고 해왔는데, 심지어 DHC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이 3년 전에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혐한 발언을 올리기까지 했는데 우리가 몰랐다는 것이 너무나 황당하다. 요시다 회장이 ‘일본인은 아시아의 유일한 유럽인’이라며 다른 아시아인을 인종차별적 시각으로 보는 속마음을 공공연히 밝혀왔다는 것도 지금에야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장사하는 기업이 혐한 행각을 공개적으로 벌이는 데도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건, 한국에 적대적인 일본 군국주의 세력에 대한 감시망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걸 의미한다.

혐한 발언을 대놓고 하는데도 장장 10년 이상 한국이 물건을 사주니 얼마나 우스웠을까? 그런 사례를 보며 일본 우익들이 한국을 점점 더 무시하게 되고, 한국은 때려도 된다는 인식을 키웠을 것이다.

이런 기업이 DHC 하나뿐일까?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디자이너도 혐한 발언을 한 후 ‘(한국인이 자기들 애니메이션을) 보든 안 보든 상관없다. 어차피 볼 거잖아’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런 공개적인 조롱이 당당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일본 사회에서 이런 생각이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영업하는 다른 일본인 중에서도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는 이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례들을 포착해서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은 한국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때려도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 소비자들이 일본 혐한 세력에게 자금을 대주는 구도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회장까지 나서서 오랫동안 혐한 행각을 일삼아온 기업을 우리 언론은 왜 놓쳤단 말인가? 이제부터라도 일본 우익의 행태를 제대로 감시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누리꾼 수사대’의 역할도 중요하다. 연예인에 대해선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정보력을 보여주는 우리 누리꾼이다. 얼마 전 ‘'프로듀스X101’의 득표수가 '7494.442'의 배수라는 놀라운 분석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능력으로 이젠 DHC 같은 행태도 잡아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이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점을 보여야 저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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