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반일’과 ‘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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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반일’과 ‘극일’
    일본 기술을 배워 일본을 뛰어넘은 극일의 사례
    현실적인 판단과 냉철한 이성, 분별력 요구되는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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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14 06:00
    이은정 기자(eu@dailian.co.kr)
    일본 기술을 배워 일본을 뛰어넘은 극일의 사례
    현실적인 판단과 냉철한 이성, 분별력 요구되는 시점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일(反日) 불매운동과 ‘극일(克日)’ 움직임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일본의 경제 제재에 온 국민의 분노가 들끓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날로 기세가 등등해지고 있다.

    국민 정서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 치다보니 일부 억울한 한국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월례조회에서 극우 성향 유튜버의 막말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고,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윤 회장이 틀었다는 7분가량의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면 현 정부의 대일본 대응이 잘못됐고, 현실을 잘 판단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다.

    대부분의 언론이 기사화한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부분은 과거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경제 보복으로 국가 부도 위기를 겪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도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한 내용 뒤에 나온다. 과격한 발언이긴 하지만 이 부분을 여성비하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동영상을 튼 건 명백히 윤 회장의 잘못이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 사실 하나만으로 한국콜마를 친일기업으로 낙인찍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콜마는 매월 월례조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3월에는 기미년 독립선언문 낭독, 8월에는 광복절 노래를 제창한다.

    윤 회장은 지난 2016년 일본에 반출된 국보급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를 25억원을 들여 구입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한 적이 있고, 이순신 장군의 자(字)를 딴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해 이순신 학교를 운영해왔다. 업계에서는 역사에 조예가 깊고 친일과는 거리가 먼 기업가로 꼽혀왔을 정도다.

    또 친일 기업의 근거로 드는 것 중 하나가 일본콜마와 합작회사라는 것인데, 30년 전 49%였던 일본콜마 지분율은 현재 7%대에 불과하다. 오히려 한국콜마 매출액이 일본콜마 매출액을 크게 뛰어넘는다. 이는 일본 기술을 배워 일본을 뛰어넘은 극일의 사례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일본에게서 배워 지금은 일본을 앞지른 것은 극일의 좋은 예로 꼽힌다.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D램시장 1, 2위 업체로 성장했고 일본 D램 업체들을 몰락시키고 대만과의 경쟁에서도 이겨 세계 시장의 70%를 확보했다.

    지금은 현실적인 판단과 냉철한 이성, 분별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잘못은 따끔히 지적하되 일본의 기술력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 기업들이 마음껏 기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데일리안 =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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