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일본자금 영향 없다” …약발 떨어진 ‘와타나베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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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4일 09:52:07
    “금융시장 일본자금 영향 없다” …약발 떨어진 ‘와타나베 부인’
    국내 일본 자산규모 563억 달러 중 1년 이내 단기자산 114억 달러 그쳐
    외환위기 당시 자본유출 경험…일본자금 회수되도 대응여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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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13 13:01
    배군득 기자(lob13@dailian.co.kr)
    국내 일본 자산규모 563억 달러 중 1년 이내 단기자산 114억 달러 그쳐
    외환위기 당시 자본유출 경험…일본자금 회수되도 대응여력 있어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내 금융시장이 일본의 금융보복에도 영향이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자본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일본자본,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 약발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일본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더해 일본계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일 경제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일본계 금융기관 자금유출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은행의 대한국 자산규모는 563억 달러로, 글로벌 은행 대한국 자산규모(2894억 달러) 중 약 15.6%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 대한국 자산 규모는 우리나라 은행 총자산(2조2602억 달러) 대비 2.5% 수준이다.

    일본계 은행 비중은 15.6%로 미국계(27.3%), 영국계(26.4%)에 이어 세 번째다. 1995년 40%대에 달했던 일본계 비중이 감소세를 보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금융시장은 일본 자본 유동성에 적잖은 영향을 받아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일본계 금융기관들의 자금 회수로 인해 외국인 자본유출이 촉발되기도 했다.

    당시 외국계 금융기관 가운데 국내 대출 비중이 40%에 육박한 일본계 금융기관 자금유출을 계기로 여타 외국계 금융기관도 경쟁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면서 외화유동성이 악화돼 외환위기로 급진전됐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한·일 경제 갈등에 따른 일본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일 경제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자본유출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분야가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내 영업 중인 일본계 저축은행은 4곳이다. 국내 자산규모는 13조3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업종 내에서 19% 차지하고 있다.

    또 일본계(최대주주 국적이 일본인) 대부업체는 19개, 대출잔액은 6조7000억원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38.5%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와 시장에서는 일본 자본이 빠져나가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환위기 당시보다 일본 자본 의존도가 크게 줄었고, 기업 자립도 역시 높아졌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의 부채비율 및 총자산순수익률(ROA)은 외환위기 시기 대비 안정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65.8%를 기록했다. 외환위기(396.2%), 글로벌 금융위기(123.2%)보다 재무구조가 건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유동부채는 43조원, 현대차(13조원), LG(11조원), 롯데(2조9000억원), SK(2조5000억원) 등 기업 총자산 대비 유동부채 비율은 양호한 흐름이다.

    정부 역시 일본 자본 유출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재정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6월 기준 4931억 달러로 글로벌 은행의 대한국 여신 규모(2894억 달러)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이는 현금성 자산 비율을 3.2%(2017년 기준)로 가정했을 때, 단기로 가용한 외환보유액은 129억 달러로 일본계 은행의 대한국 단기자산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일본 자본이 빠져나가도 유동성에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보복조치가 발생하더라도 일본계 은행이 국내에서 급격히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 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은행의 비중은 2% 내외다. 자금 회수 시 단기적으로 높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계 은행이 정부 보복조치에 동조하더라도 향후 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업 특성상 일본계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영구적 손실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호연계성(inter-connectedness)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이 금융업을 무기로 국제금융시장을 교란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서 일본 위상 및 신뢰도에도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배군득 정책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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