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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구도자가 나라를 쭉정이로 만들고 있다


입력 2019.08.13 07:00 수정 2019.08.12 15:30        데스크 (desk@dailian.co.kr)

<김우석의 이인삼각>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 주류 모두 내쳐

우방과 동맹까지 내쳐…사이비구도자’ 정치지도자는 민패 야기할 뿐

<김우석의 이인삼각>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 주류 모두 내쳐
우방과 동맹까지 내쳐…사이비구도자’ 정치지도자는 민패 야기할 뿐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이번 주는 광복절이 있는 주다.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 빛을 찾은 날이고 시간을 찾은 날이다. 이 날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생일날인 것이다. 이정도 되면 온 나라가 즐거워해야 할 날이다. 그런데 어디가나 잔치는 고사하고 한숨만 넘쳐난다. 세계에 유래 없는 고성장을 했고, 단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 올려 세계인의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됐던 대한민국이 왜 지금 이 지경이 되었을까?

어떤 이는 지금 대한민국 처지를 ‘오면초가’라고 했다. ‘사면초가(四面楚歌)’보다 더 처참한 상황이란 뜻이다. 주변의 4강, 즉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로부터 배척돼 외톨이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쏘며 위협과 협박을 한다. 또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어떤 대책이나 대응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속이 뒤집어지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칩거를 했지만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시간이 좀 더 지속되면 나라가 결딴날 것 같다. 국민은 집단으로 정신병에 걸리거나 난민으로 세계에 흩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일제 징용보다 더한 처지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문 대통령의 어떤 특성이 나라를 이렇게 위기로 몰아가는가? 어떤 이는 ‘골수 친북이라 북한 수준으로 나라를 망쳐 놓고 통일을 이루려는 속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러면 우리 국민의 판단이 너무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쪽으로 생각해 봤다. 그를 정치권으로 인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힌트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올 곧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란 뉘앙스가 포함된 평가였다. 처음 노무현정부가 들어섰을 때 대선캠프에서 특별한 역할이 없던 문재인 변호사를 민정수석에 앉힌 것을 두고 노 대통령의 속내가 화제가 됐다. 답은 ‘외압으로부터 견뎌낼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그만큼 본인의 세가 약했다는 뜻이다. 동교동계가 그 돌풍을 받아 그를 대통령에 올려놨다. 진보진영의 수많은 세력이 이에 합류했다. 세가 없이 대통령이 된 노 대통령에게 주위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게 ‘문재인’이었다. 그 후에도 노 대통령은 ‘정치인 문재인’을 바라지 않았다. 주변에 ‘문재인 수석은 정치에 맞지 않아 청와대에 붙잡아 놓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처음과 끝을 같이한 인물로, 그의 ‘비정치적인 캐릭터’가 역설적으로 노무현정부 적장자로 만들어 줬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뜻과는 관계가 없었을 것이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정치성을 인정했다면 진작 그를 국회에 진출 시켰을 것이고, 그러면 그는 노무현정부의 적장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운명의 아이러니 아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은 문재인 비서실장을 정치판으로 끌어냈다. 그는 대통령 후보가 됐고, 재수 끝에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당을 장악한 문재인 대표의 행태는 통합, 정치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먼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동교동계를 내쳤다. 경쟁자인 안철수도 내쳤다. 그리고 구원투수로 모셔온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결국 내쳤다. 그는 끊임없이 ‘내치는 사람’이었다. 반사이익으로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의 내침은 계속됐다. 전 정권사람들을 ‘적폐’로 몰아 감옥으로 내쳤다. 대한민국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기업인들을 ‘갑질’ 운운하며 구치소로 내쳤다. 강직한 검찰을 내치고, 바른말 하는 공직자들을 내쳤다. 그렇게 대한민국 주류를 모두 내쳤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좋다. 그런데 더욱 위험한 ‘내침’이 발생했다. 우방과 동맹까지 내친 것이다. ‘한미동맹’은 껍데기만 남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에 ‘동맹’이란 말도 쓰지 못할 정도가 됐다. 북한이 우리 영토 공격용이라고 위협하며 발사하는 미사일에 대해 동맹국 대통령은 별스럽지 않다고 말하고, 나아가 이를 빌미로 방위비를 더 내라고 위협한다. 이는 외환불안과 주가폭락을 일으킨 일본의 경제보복을 작은 위기로 느껴지게 할 정도다. 그런데, 일본에 그렇게 비타협적인 강성발언을 하는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다.

‘내치기’에 이렇게 몰두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많은 사람이 ‘구도자’ 같다고 평한다. 온화한 표정 때문이 아니다. 비타협적인 고집 때문이다. 도(道)를 쫒는 사람은 어떤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속세에 연(緣)을 끊고 골방에서 벽을 맞대고 정진(精進)하는 것이다.

정치행위는 ‘진리를 추구하는 여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플라톤은 ‘철인정치’를 주장했다. 어떤 이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고 말한다. ‘천하를 바로잡는 것이 정치’라는 말이다.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이상정치는 종교전쟁 등 패악만 남기고 모두 실패했다. 현대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불가지론(agnosticism, 不可知論)에 근거한다. 어떤 개인(철인)의 정의도 정치적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다수결에 기반을 둔 ‘잠정적 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고안해 냈다. 이 시스템을 구현하는 과정이나 유지하는 과정 모두 비와 땀, 눈물로 점철됐다. 그것이 지금까지 인류가 도달한 잠정적 결론이다.

현 정부는 그 교훈을 모두 무력화시키고 있다. 특정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정의를 정치에 구현하는데 몰두한다. 그 과정에서 현란한 속임수들이 등장한다. 그럴 듯한 말과 눈길을 끄는 쇼로 점철된 속임수 정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헛된 말과 공허한 쇼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 속 모든 정통은 사이비와 경쟁을 통해 살아남았다. 사이비가 승리를 하면 그 사회는 필히 망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이비와 경쟁해 승리할 정통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전열을 정비하는 상황이다. 그 정비가 끝나기 전에 나라가 망하거나 거덜날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역시 희망은 국민 뿐 이다. 여·야가 조기 총선체제로 들어가고 있다. 약체 정권의 속성 그대로다. 역대 총선은 정권심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심판에 만족할 수 없다. 더 낳은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결정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위기’의 효용이다. 바람을 세게 불면 알곡과 쭉정이를 구별할 수 있다. 지금 쭉정이는 확인되고 있다. 알곡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 때다.

민주사회 대한민국에는 ‘철인정치인’이 필요치 않다. 더더욱 ‘사이비구도자’ 정치지도자는 민패를 야기할 뿐이다. 이번 총선정국에는 이를 분명히 확인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을 정치권에 요구해야 한다. 그 결과 총선이 ‘대안경쟁’이 되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대한민국은 회복이 불가능한 쭉정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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