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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해치백은 안되나…코나에 역할 넘겨준 아이오닉


입력 2019.08.11 06:00 수정 2019.08.10 22:12        박영국 기자

아이오닉 올해 1~7월 판매 반토막…형제차 니로에 현저히 밀려

해치백 한계 절감…소형 SUV 코나에 엔트리 EV·HEV 역할 넘겨

아이오닉 올해 1~7월 판매 반토막…형제차 니로에 현저히 밀려
해치백 한계 절감…소형 SUV 코나에 엔트리 EV·HEV 역할 넘겨


아이오닉(왼쪽)과 코나.ⓒ현대자동차 아이오닉(왼쪽)과 코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친환경 전용 플랫폼’으로 야심차게 내놓았던 아이오닉과 니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SUV로 출시된 니로는 4년째 기아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반면, 국내 소비자들이 꺼리는 해치백을 차체로 택한 아이오닉은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소형 SUV 코나에 현대차의 친환경차 주축 역할을 넘겨주는 모습이다.

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의 올해 1~7월 판매실적은 전기차 1119대와 하이브리드 2262대를 포함, 총 3381대에 머물렀다. 월평균 500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근 친환경차 판매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판매가 무려 48.0%나 감소하며 사실상 반토막 났다.

모델 노후화 핑계를 대기도 애매하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기아차 니로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니로는 올해 1~7월 전기차로만 아이오닉 전체보다 많은 4741대가 팔렸고, 하이브리드 1만2796대까지 더하면 총 1만7537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2500대를 넘어선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50% 늘었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지난 2016년 1월 현대·기아차가 각각 ‘친환경 전용 플랫폼’으로 이름 붙여 나란히 내놓은 차종들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 없이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만으로 라인업이 구성된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니로를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쌍둥이 차로 내놓되, 외양만 해치백과 SUV로 구분해 판매 간섭을 피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차이가 두 차종의 판매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큰 인기를 끌던 소형 SUV에 속한 니로는 친환경 라인업으로도 큰 인기를 끈 반면, 비인기 차종 해치백에 속한 아이오닉은 니로 보다 우수한 연비 등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 친환경 라인업에서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출시 첫 해 판매부터 니로 1만8710대, 아이오닉 7399대로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기아차 엔트리급 친환경차 1~7월 판매실적.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엔트리급 친환경차 1~7월 판매실적. ⓒ현대·기아차

아이오닉이 지지부진하자 현대차의 친환경차 주력 역할은 서서히 소형 SUV 코나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코나 EV는 즉시 그해 정부보조금 지원 가능 물량을 싹쓸이하며 국내 전기차 최강자로 등극했고, 올해도 1~7월 9225대의 판매실적으로 니로EV(4741대)의 두 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일에는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던 아이오닉의 산소호흡기를 뗄 만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바로 코나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증명한 코나가 하이브리드 모델로까지 나왔으니 가뜩이나 판매가 부진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서는 재앙과 다를 바 없다.

가격도 코나 하이브리드가 2270만~2611만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2242~2693만원으로 거의 겹쳐 판매 간섭을 피할 수 없다.

연비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22.4km/ℓ)가 코나 하이브리드(19.3km/ℓ)를 앞서지만 이미 연비 경쟁력만으로는 해치백으로 SUV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니로와의 판매 비교를 통해 증명됐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9.5km/ℓ로 코나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

코나로 엔트리급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몰린다면 아이오닉은 판매량이 많지 않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만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해치백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면서 “세단도 SUV 열풍에 밀려 입지가 축소되는 상황인데, 비슷한 가격대와 성능의 SUV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해치백이 살아남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도 이같은 점을 인정하고 엔트리급 친환경차의 주력을 ‘전용 플랫폼’인 아이오닉으로 고집하기 보다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소형 SUV 코나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타협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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