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눈치싸움' 對日스탠스 바꾼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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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16일 21:51:44
    '감정싸움→눈치싸움' 對日스탠스 바꾼 文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서 '민주주의 원칙‧자유무역주의 위반' 지적
    "日 얻는 이익 무엇인가…모두가 피해자 되는 승자없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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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8-09 03:00
    이충재 기자(cj5128@empal.com)
    국민경제자문회의서 '민주주의 원칙‧자유무역주의 위반' 지적
    "日 얻는 이익 무엇인가…모두가 피해자 되는 승자없는 게임"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을 자극할 수 있는 감정적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무역보복 조치의 핵심 문제점을 집으며 "양국 경제와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연일 최고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다가 꺼낸 회유책에 가깝다.(자료사진)ⓒ데일리안

    금방이라도 포화가 쏟아질 것 같던 전운(戰雲)은 누그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을 향해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며 수출규제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는 지지 않는다"면서 전면전을 선언했을 때에 비해 공세 수위를 크게 낮춘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중소기업 현장 방문에서도 임진왜란을 거론하며 '극일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겉과 속 다른 일본의 '혼네'…"불확실성 살아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자극할 수 있는 감정적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무역보복 조치의 문제점을 집으며 "양국 경제와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연일 최고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다가 회유책을 내민 형국이다.

    이는 일본의 기류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일본 정부는 전날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대 품목의 한국 무역규제를 개시한 지 36일 만에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수출을 허가했다. 여기에 당초 예상과 달리 수출입 규정 시행세칙을 공개하면서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 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이 추가보복 카드를 완전히 접었다기 보단 우리 정부의 전열을 흔들어보기 위한 '간보기' 성격이 짙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혼네(本音)'로 불리는 일본의 '본심'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무역보복을 감행하기 직전까지도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등 뒤에서 칼을 갈아온 일본이다.

    우리도 잠시 총구 내려놔…수출규제 맞대응 보류

    문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통해 냉정하게 우리 경제를 돌아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과 산업생태계를 개선하여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과도하게 한 나라에 의존한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이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면서도 "밤길이 두려운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불확실성"이라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일본을 겨냥한 총구를 잠시 내려놨다. 당초 정부는 이날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일본을 우리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이와 관련 정부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본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긴 어렵다"면서 "일본이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최악의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전면전으로 치닫던 한일 경제전쟁이 '눈치싸움'으로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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