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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단거리 미사일 도발…왜 새벽 시간일까


입력 2019.08.08 15:00 수정 2019.08.08 15:03        이배운 기자

한국 새벽이면 미국은 한낮…'대미 메시지' 극대화 의도

기술력 과시해 '몸값' 올리기…"북미 실무협상 임박 신호"

한국 새벽이면 미국은 한낮…'대미 메시지' 극대화 의도
기술력 과시해 '몸값' 올리기…"북미 실무협상 임박 신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최근 2주간 4차례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발사 시간은 새벽에 집중된 모양새다. '대미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해 다가올 북미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새벽 5시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발사하고, 31일 새벽 5시경에 또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어 지난 2일 새벽 3시경 함경남도에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하고, 6일 새벽 5시경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국시각으로 새벽이면 미국은 한낮이거나 저녁을 앞두고 있는 시간이다"며 "저녁 뉴스 시간을 앞둔 타이밍에 도발을 벌이는 것이 파장이 가장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 시각으로 새벽 5시일때 미국 워싱턴은 오후 4시다.

실제로 북한은 2017년 미국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당시 새벽 시간에 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자 "그동안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여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고 들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기습공격의 실전적 훈련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6.25 남침 당시 상대적으로 경계태세가 약해지는 새벽을 노렸다"며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은근한 위협의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 결과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 결과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처럼 북한이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다가올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기술력을 과시해 협상 테이블에 내미는 청구서 비용을 높인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등 군사적 기술의 진보를 과시하는 것은 상대를 위축시키고 협상력을 높여준다"며 "북한은 남한과 일본을 완전히 핵인질로 붙잡은 만큼 동맹국인 미국에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본토를 타격하는 미사일 도발만 아니면 괜찮다는 면죄부를 줬었다"며 "단거리 미사일 기술력은 이번에 충분히 과시했으니, 미국 본토인 괌에는 못 미치는 1000km~2500km 수준의 준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을 한층 더 끌어올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재작년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는 단거리 발사체 시험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과 담판을 앞두고 협상력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오히려 협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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