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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도 '반일 감정'…'봉오동 전투' 수혜 입을까


입력 2019.08.07 09:20 수정 2019.08.07 09:26        부수정 기자

일본 작품 개봉 연기

항일 영화 주목받아

일본 작품 개봉 연기
항일 영화 주목받아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 전투를 그린 근현대물이다.ⓒ쇼박스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 전투를 그린 근현대물이다.ⓒ쇼박스

14일 개봉 예정이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는 개봉이 연기됐다. 최근 극에 달한 반일 감정 탓이다. 언론 시사회 일정까지 확정했으나 국민 정서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극장판 도라에몽' 측은 "일본 제작사와 국내 투자배급사 등과 협의해 개봉을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개봉한 일본 영화들도 흥행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11일 간판을 내건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은 13만4000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일본 베스트셀러 원작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국내에도 어린이 팬이 많다. 하지만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서 '평점 테러'를 당했다.

7월 24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감청의 권'은 관객 수 20만명에 그쳤다.

한일 관계의 악화가 오래 간다면 10월 개봉 예정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카이 감독은 2017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으로 한국 관객 371만명을 동원했다. '날씨의 아이'는 올해 개봉하는 일본 영화 중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반면, 항일 영화는 흥행에 탄력이 붙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25일 개봉 후 1주 만에 누적관객수 1만명을 넘어섰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일본 우익 또는 민족주의자,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숨기고 싶어하는지를 쫓는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영화가 개봉하자 출연한 우익 인사들이 상영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데자키 감독을 고소했다.

데자키 감독은 "한일 양국간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보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문제를 자세히 소개하는 영화를 만들어서 한일 양국의 증오를 줄이면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한·일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리틀빅픽처스 한·일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리틀빅픽처스

이 영화가 최근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개봉하는 것과 관련해선 "'주전장'은 일본 영화가 아니니 보이콧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관객은 "상영관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사람과 어설픈 괴물 간의 싸움. 사람이 결국 이기겠지만 적을 알기위해 꼭 볼 필요가 있는 잘 만든 다큐 영화",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사실을 명확히 정리해준 다큐"라고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8일 개봉하는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간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반일 기조에 힘입어 크라우드 펀딩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달 16일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이틀 만에 목표금액 1000만원을 모았다. 펀딩액은 전액 영화 '김복동'의 시사회 개최와 리워드 제작, 영화 개봉 준비 비용으로 쓰인다.

올 여름 극장가에서 가장 반일 감정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영화로는 '봉오동 전투'가 꼽힌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 전투를 그린 근현대물이다. 특정한 영웅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특징이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전투'는 역사, 승리의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라며 "일제 강점기는 절망으로 점철된 시기가 아니라 희망과 용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다. 작품을 통해 국권 침탈 시대를 이야기했던 그동안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요즘 개봉하는 것과 관련해선 "조심스럽다"며 "오래전부터 기획한 영하인데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을지 몰랐다. 영화의 진정성에 집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인공 유해진은 "영화는 영화의 힘을 굴러가야 한다"면서도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는 통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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