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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2.9% 인상…자영업자들 "악순환 반복"


입력 2019.08.07 06:00 수정 2019.08.06 21:49        김유연 기자

임금부담·지역·업종별 차등 미적용…존폐 위기

기업 지원책 없고 뒷수습 떠넘기는 양상 되풀이

임금부담·지역·업종별 차등 미적용…존폐 위기
기업 지원책 없고 뒷수습 떠넘기는 양상 되풀이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했어야 한다. 뼈빠지게 일해봤자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적자고 결국에는 직원 줄이고 파트타임마저 줄이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서울 을지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

최저임금 피해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자영업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악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최소 동결을 기대했지만 또 한 번 임금 인상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등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도 최저임금안의 인상률(2.9%)은 역대 세 번째로 낮고 인상액(240원)은 역대 14번째로 높다.

역대 세 번째 낮은 인상폭임에도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인상 된 탓에 자영업자들에게는 임금지급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최근 2년간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후폭풍은 영세사업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오랜 불경기에 존폐 위기에 처했고, 최저임금에 민감한 취약계층은 일자리가 줄어들며 고용 참사의 한 가운데로 내몰렸다.

서울 을지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부터 매장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없앴다. B씨는 "가게 손님은 줄고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는 오르고 남는 게 없어 아르바이트생으로 모두 없앴다"면서 "쉬고 싶어도 쉴 수 없고 아르바이트생을 뽑자니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자영업자에 이어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확산되면서 치킨·피자와 같은 배달 비중이 큰 업종은 배달수수료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지원책은 없고 오히려 뒷수습을 떠넘기는 양상이 되풀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급상승했을 때 가맹점 단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수익이 급감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또다시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스럽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 지원책 없이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밀어붙인 최저임금 인상 제도가 을과 을의 갈등 등 경제·사회 분열만 조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대형마트에서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청원자의 글이 게재됐다. 이 청원자는 "매장을 내놓고 싶어도 투자한 금액 회수도 어려울뿐더러 지금 불황에 선뜻하겠다는 사람도 없다"면서 "인건비마저 오르면 점주들이 모든 걸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도대체 주휴수당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청원자도 "소득은 줄어들고 탁상공론식의 최저임금 상승으로 고용자는 죽어가고 피고용자들의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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