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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에 바이오업계 휘청…“‘황금알 낳는 거위’ 인식 바꿔야”


입력 2019.08.06 06:00 수정 2019.08.07 08:24        최승근 기자

인보사 논란 이어 임상 3상 단계서 잇단 실패에 시장 분위기 침울

신약 최종 허가까지 성공 가능성 10% 미만…‘무조건 된다’는 기대감 버려야

인보사 논란 이어 임상 3상 단계서 잇단 실패에 시장 분위기 침울
신약 최종 허가까지 성공 가능성 10% 미만…‘무조건 된다’는 기대감 버려야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신라젠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문은상 대표이사(연단 가운데)를 비롯한 신라젠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신라젠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신라젠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문은상 대표이사(연단 가운데)를 비롯한 신라젠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신라젠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부터 최근 연이은 신약 임상 실패 소식에 바이오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주요 신약들이 잇따라 임상실패를 선언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도 침체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산업 발전을 위한 옥석가리기 과정이란 분석과 함께 이제는 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올 들어 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주요 신약 임상 실패까지 겹치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에서 시작된 불운은 지난 6월 에이치엘비의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지연에 이어 이달 신라젠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기대주였던 3대 신약 중 2개가 임상 실패로 막을 내리면서 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역대 최악의 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바이오업계의 신약 개발이 기술수출 등 성과를 내면서 핑크빛 전망이 가득했지만 이제는 거품이 꺼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때는 신약 개발 타이틀만 가지고도 자금 조달이 가능할 정도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잇따라 실패 사례를 경험하면서 이제는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오산업은 무조건 된다’는 식의 맹목적인 기대감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업종 특성 상 특별한 매출 없이 장기간 자금을 투자해 연구개발에만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과 달리 재무적 리스크가 크고, 신약 개발까지 넘어야 할 관문도 많다.

미국 바이오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약 1만건의 임상시험 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임상 1상부터 최종 신약 허가에 이를 가능성은 9.6%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신약 중 단 1개만이 시장에서 빛을 보는 셈이다.

또 신약 임상의 경우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기관이 대부분 외국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유리천장’에 대한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약 효과가 기존 대비 월등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제약사나 외국 정부의 견제를 받기 취약한 구조라는 의미다.

지난 4일 열린 신라젠 기자간담회에서 문은상 대표도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문 대표는 “안전성 이슈를 보는 DMC에서 안전성 이슈가 없었는데 왜 중단하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 눈에 안 보이는 유리천장이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비하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최근 성공사례가 부각되면서 기대감이 과도해진 측면도 있다”며 “이제는 바이오산업이 ‘황금알 낳는 거위’라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악재들을 보면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면서 “산업 발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지만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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