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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몰린 베트남펀드, 성장세 따라 '수익 효자’ 될까


입력 2019.08.06 06:00 수정 2019.08.05 21:24        백서원 기자

최근 한 달간 수익률 3.53%, 지역·국가별 펀드군 '일등'…올해 1511억원 유입

"고속성장 중, 올해 정부 목표치 초과 가능성↑…중국 대체 생산기지 부각"

최근 한 달간 수익률 3.53%, 지역·국가별 펀드군 ‘일등’…올 들어 1511억원 유입
“경제 고속성장 중, 올해 정부 목표치 초과 가능성↑…중국 대체 생산기지 부각”


베트남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관세를 놓고 맞붙으면서 베트남이 대체 생산기지로 떠오른 데다 국가 성장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베트남펀드 베트남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관세를 놓고 맞붙으면서 베트남이 대체 생산기지로 떠오른 데다 국가 성장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베트남펀드

대내외 악재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베트남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관세를 놓고 맞붙으면서 베트남이 대체 생산기지로 떠오른 데다 국가 성장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에 비해 부진했던 펀드 수익률도 최근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20개 베트남 펀드의 최근 한 달 간 수익률은 3.53%로, 지역·국가별 펀드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브라질(2.94%), 유럽(2.05%)이 그 뒤를 이었고 같은 기간 인도(-4.22%), 중국(-3.68%) 등은 마이너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펀드는 올해 들어 8.83%의 수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러시아(27.33%), 중국(24.17%), 브라질(19.49%) 등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른 주요국 펀드들이 부진한 사이 베트남 펀드는 호조세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1주 동안에도 베트남과 러시아, 신흥유럽은 마이너스 수익 신세를 면하며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올해 들어 제일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 1(UH)(주식)종류F’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94%로 가장 높았다.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주식형]Cpe(퇴직)’(15.53%), ‘한화베트남레전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f’(14.63%)도 14~15%대의 수익을 거뒀다.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펀드의 설정액은 올 들어 1511억원 늘어났고 6개월 기준으로는 1324억원 증가했다. 지역·국가별 펀드군에서 연초 이후와 6개월 기준으로 설정액이 늘어난 것은 베트남 펀드가 유일하다. 최근 3개월과 1개월 기준으로도 대부분의 주요국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잇따랐지만 베트남 펀드는 각각 440억원, 259억원이 순유입 됐다.

베트남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베트남 경제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트남 통계청은 지난 6월 28일 2분기 경제성장률을 6.7%로 발표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분기(6.8%) 보다 다소 둔화됐으나 시장 전망치(6.6%)를 상회해 고속 성장을 확인했다”며 “올해 정부 목표치(6.6~6.8%)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2분기에서도 6% 후반의 성장을 기록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7%로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이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국으로 부각됐다는 점이 펀드 자금 유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제조업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낮은 인건비와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입지 약화 현상은 미국 내 국가별 수입 점유율에서도 드러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 수입 품목 중 중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이후 약 4.5% 떨어진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 아시아의 점유율은 1.1%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과 인도, 대만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전기·전자 부품에서 베트남 점유율이 확대됐다. 기타 제조업 분야 하위섹터인 신발 제조 분야에서도 베트남의 반사이익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 아시아 중 베트남이 공급망 변화에 최전방에 위치한 국가라고 판단한다”며 “아직까지 노동자원집약 중심의 제조 비중이 높지만,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고위기술집약 제조상품 수출 증가에 따른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것은 부담이다. 베트남 증시도 지난해 1200포인트에서 892포인트까지 떨어졌던 VN지수가 올 들어 1000포인트까지 회복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라 베트남의 파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미국 외 지역에서 농산물 수입을 대체할 경우, 베트남과 브라질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3차 관세 부과 시 미국의 대중국 관세인상 품목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3.7%에서 39.7%로 증가할 전망인데 베트남이 주요 공급체인의 일원”이라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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