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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논란' 본질은 사케 아닌 '친일 낙인'…조국 프레임에 걸렸나


입력 2019.08.05 15:30 수정 2019.08.05 16:54        이슬기 기자

"사케 아니고 청주" 해명에도 논쟁 계속돼

이해찬, 조국이 짠 '친일 프레임'에 발묶인 모양새

"사케 아니고 청주" 해명에도 논쟁 계속돼
이해찬, 조국이 짠 '친일 프레임'에 발묶인 모양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자료사진) ⓒ데일리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자료사진) ⓒ데일리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식집 오찬을 두고 여야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시동을 건 '친일 프레임'에 의도치 않게 여당 대표가 발목을 붙잡힌 모양새다.

논쟁은 이 대표가 지난 2일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결정이 난 뒤 일식집에서 ‘사케 오찬’을 즐겼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작됐다. 일본과의 통상 분쟁에 '항일'을 강조하던 여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한가롭게' 낮술을 즐긴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은 이 대표가 마신 술은 국산 청주인 '백화수복'이며 해당 식당은 국내산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판다고 강조했지만, 논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죽창으로 반일 감정을 선동할 때는 언제고 여당 대표가 화이트리스트 배제 직후 백주대낮에 술 마신 것은 괜찮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식집 오찬 그 자체보다 반일 감정을 선동에 앞장서던 여당 대표가 일본의 2차 경제보복이 있던 날 일식집에 갔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실상 정치권에 '친일 낙인' 프레임을 구동한 건 조국 전 수석이었다. 조 전 수석은 지난달 20일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 친일파'라고 주장하며 친일파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비난·왜곡·매도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이어 5일에도 '반일 종족주의의 도발정치'라는 제목의 한 일간지 칼럼을 공유하며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조 전 수석이 제시한 친일 낙인은 '일본 불매운동에 반대하면 친일'이라는 식으로 확장했고, 이 프레임이 '일식집 오찬을 가진 이해찬 대표도 친일'이라는 정치적 정의(定義)로 이어진 셈이다.

조 전 수석은 정작 이 대표의 일식집 논쟁이 불거지자 "한일 경제전쟁 중이지만, 우리는 한국에 있는 일식집에 갈 수 있다"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이 대표의 사케 논쟁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던진 부메랑이라고 평가했다.

장 소장은 "일본 상품 불매 운동과 일본 여행 가지말기 등 반일 운동이 확산할 때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이를 옹호하지 않았느냐"며 "그 때는 반일 분위기를 몰아가놓고 이제 와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이니 괜찮다'고 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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