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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IT 외도 나선 은행권…신사업 준비에 분주


입력 2019.08.06 06:00 수정 2019.08.05 21:22        박유진 기자

혁신 금융 빠진 은행권…이종산업 가속화

은산분리 원칙 훼손 없이 혁신 경쟁 나서나

혁신 금융 빠진 은행권…이종산업 가속화
은산분리 원칙 훼손 없이 혁신 경쟁 나서나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간판 모습ⓒ픽사베이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간판 모습ⓒ픽사베이

금융 혁신 경쟁에 따라 은행권이 부수 업무로 유통, IT, 통신업 등에 진출하고 있어 업무 패러다임이 변화 중이다.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에 따라 올해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은행들은 관련 업무 프로세스 구축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알뜰폰 판매 사업자를 위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등록, 우리은행은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를 활용한 환전 업무를 벌이기 위해 제휴사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이들 사업자를 포함해 총 42건을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한 상태다. 사업자마다 유통과 IT 등과 금융을 결합한 이종협업에 나서거나 관련 산업에 직접 진출하는 곳도 있어 은행원이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행정 업무를 보고 있는 사례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회계부터 전산, 제휴사 구축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며 "보수적인 은행에서 규제가 많은 산업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하니 정관 개정부터 시작해 계약해야 할 행정 업무만 최소 15개가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혁신금융 사업자로 선정 시 6개월 안에 사업을 선보여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지 않다. 업무를 벌일 수 있는 사업 기간은 추가 연장 2년을 포함해 총 4년으로 사업자마다 고심 중이다. 단기간 성과를 내기 위해 섣불리 서비스를 내놓자니 이해 상충 문제 등이 있어 신중한 자세다. 그동안 해왔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업을 새로 영위해야 하는 점도 시간을 지체시키고 있다.

사실 이 서비스들은 은행 입장에선 큰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로 전해진다. 정부가 혁신금융 차원에서 부수 업무를 허용해준 만큼 적극적으로 이익 창출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인데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는 효과적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예컨대 통신이나 생활소비 습관 등으로 얻은 고객의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어 경쟁력 확대를 기대 중이다.

다만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은산분리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놨다. 금융사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국민은행의 알뜰폰 판매에 대해 '은산결합' 문제가 수반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상태다. 회의에서 그는 "시작할 때는 알뜰폰 가입자부터 출발하는데 그게 앞으로 계속 가다 보면 특정 은행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은행으로 확산돼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은산결합의 문제가 수반될 것 같다"고 발언했다.

윤 원장은 국민은행이 알뜰폰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사업이 다른 은행에까지 확산됐을 때 은행이 이동통신업을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산분리라는 것이 산업이 금융을 지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있지만 역으로는 금융이 산업을 지배하는 결과도 부정적이라 (윤 원장이)이를 우려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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