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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日 경제보복이 준 천재일우(?)


입력 2019.08.06 07:00 수정 2019.08.05 21:21        김희정 기자

부품‧소재 국산화, 기초원천 부족 탓 당장 해결 어려워

‘기초과학’ 육성 계기 만들어 근본적 체질개선해야

부품‧소재 국산화, 기초원천 부족 탓 당장 해결 어려워
‘기초과학’ 육성 계기 만들어 근본적 체질개선해야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한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한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달 초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일본의 1차 경제 보복 조치가 발표된 직후, 부품·소재 ‘국산화’ 비율을 높여 기술자립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초원천 기술이 약한 우리가 당장 핵심 소재 개발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핵심 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일본의 첨단 기술을 따라잡아야 하는데 냉정하게 말해서 이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기초 소재 분야에 취약한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으로 갈수록 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점점 더 늘 것이다. 어쩌면 현 상황은 기초과학을 제대로 육성해 장기적으로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원천기술를 늘려가는 우리 산업계의 전반적인 체질개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일본과 우리나라의 기반과학 기술 수준 차이는 상당하다. 이는 일본의 물리화학 분야 노벨상 수상 숫자만 따져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무하지만 일본 국적의 물리화학‧생리학 등 수상자는 20여명에 달한다.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산업화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연구개발(R&D)등 기초과학에 투자하기보다, 빠른 성과 창출을 할 수 있는 응용과학을 주로 발전시켜왔다.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을 계기로 그동안 홀대해 온 기초과학을 다질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점점 벌어질 텐데, 지금이라도 현 상황을 바로잡아 기초학문에 대한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이라는 기본토대가 튼튼해야 이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이나 혁신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당장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느라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을 외면해 왔다. 오늘 날 이 같은 사태는 수십 년 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미래를 준비하라는 경고일 수 있다.

정부 주도를 필두로 산업계와 학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국가 과학기술 육성책을 내놓고 당장 성과를 내놓지 않더라도 다양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 꾸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현 상황에 대한 보여주기 식 단발성에 그치는 정책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육성책이어야 한다.

오늘의 위기는 그동안 쉽게 가기 위해 주변국에 의존한 결과이며,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 안목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결과다. 이제는 눈앞에 있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미래에 투자할 때다.

이는 한국을 자신들의 발 아래로 두려는 일본의 야욕에 시달리는 상황을 다시는 겪지 않을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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