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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韓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 강경화 교체론 대두…전망은?


입력 2019.08.03 02:00 수정 2019.08.03 06:23        정도원 기자

한 달간 뻔히 예상된 2차 보복 그대로 얻어맞아

역할 '물음표'…"직업외교관 아닌 통역의 한계"

'유임설' 이낙연 총리 해임건의권 행사 기대감

한 달간 뻔히 예상된 2차 보복 그대로 얻어맞아
역할 '물음표'…"직업외교관 아닌 통역의 한계"
'유임설' 이낙연 총리 해임건의권 행사 기대감


강경화 외교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외교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강경화 외교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외교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일본의 2차 보복 수단으로 예상됐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가 현실화됨에 따라, 당장의 격분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야권을 중심으로 강경화 외교장관 교체론이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일 일본 각의의 결정 직후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외교라인의 무능과 무책임한 자세는 고쳐져야 한다"며 "외교라인의 총체적 교체를 통해 외교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위원장은 "강경화 장관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궁극적으로는 한일 정상 간에 결자해지할 문제"라고 강 장관의 역할에 물음표를 달았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은 "정부는 사전 예방에 무기력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했으며, 윤영일 정책위의장도 "그간의 우리 정부가 예견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로 지난달초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관련 세 가지 품목의 수출규제를 시작하는 1차 보복 조치를 발동한 이후,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 달 가까이 뻔히 예상되는 다음 조치로 거론됐으나 우리 정부는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예상됐던 조치를 얻어맞았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강경화 장관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 상황은 궁극적으로 한일 정상 간의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이낙연 국무총리나 다른 특사가 정상회담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하면 강 장관의 위치는 더욱 애매해진 셈이다.

이와 관련, 국회 외통위 의원실 관계자는 "직업외교관이 아닌 통역 출신의 한계"라며 "영어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느냐는 평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가 이날 "미국·일본과 실질적인 대화를 전개하기 위해 외교실무라인이 가동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외교역량을 갖고 미국·일본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원로 외교관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망라한 대일외교대책회의를 구성해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조언한 것도 '강경화 외교부'의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임설이 나돌고 있는 이낙연 총리가 강 장관의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헌법 제87조 3항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에게 국무위원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 5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정 국무위원이)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과거 비공개적으로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을 행사한 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재직 시절 도쿄특파원을 지냈고, 4선 의정 생활 동안 한일의원연맹에 몸담는 등 일본에 정통한 지일파(知日派)로 알려졌다. 이 총리야말로 지금의 대일 외교에서 강 장관의 역할이 전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니만큼, 자신이 유임되는 것을 전제로 일부 개각이 이뤄질 때 강 장관의 교체를 상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에서 교체하라고 성화를 부리거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거나 하면 되레 이 정권은 청개구리처럼 '떠밀리듯 교체할 수 없다'며 지키느라고 난리를 칠 우려가 있다"며 "야당이 나서기보다는 총리가 조용하게 해임건의권을 행사하는 게 국익을 위한 상책"이라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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