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CEO가 뛴다-75] '고객지향 혁신' 제 2의 도약 나선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입력 2019.08.05 06:00 수정 2019.08.04 21:26        이홍석 기자

수요 둔화 속 환율 상승과 유류비 증가에 日 보이콧까지

취임 이후 지속 성장했지만 올해 새로운 도전 부딪혀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 이어 프리미엄 이코노미 등 다양한 시도

수요 둔화 속 환율 상승과 유류비 증가에 日 보이콧까지
취임 이후 지속 성장했지만 올해 새로운 도전 부딪혀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 이어 프리미엄 이코노미 등 다양한 시도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제주항공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제주항공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항공편을 찾는 사람이 줄었고 이는 항공업계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특히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맡고 있는 젊은 최고경영자(CEO)인 이석주 사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애경산업 신규산업·혁신부문장(상무)을 입사했던 그는 2014년 8월 애경그룹이 설립한 제주항공 마케팅본부장(전무)으로 합류한 뒤 커머셜본부장(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7년 1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1969년생으로 40대에 대표직을 맡은 그는 젊은 CEO로 회사의 적극적인 외형확대에 힘을 쏟았다. 제주항공의 노선과 기단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적극적인 항공기재 도입으로 취임 당시 32대였던 항공기 보유 대수도 지난해 7대와 올해 6대를 추가로 도입하면서 45대로 늘렸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말 도입된 항공기는 이달부터 인천·제주·부산과 무안을 기점으로 중국 옌지·지난·장자제 등의 도시에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공격적인 노선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국토부의 중국 운수권 배분당시 베이징·옌지·하얼빈·난퉁 등의 다양한 노선을 확보했다. 또 정기노선 기준 75번째 노선은 부산~싱가포르 직항 노선을 개설, 지난달 신규 취항했고 인천기점 마카오·코타키나발루 등 기존노선 증편을 통해 시장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취임 첫해나 마찬가지였던 2018년에 회사가 창사 이래 최초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적극적인 기재 확보 노력과 공격적인 노선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것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냈던 그에게도 올해 항공 시장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 상반기 여객 수요 둔화 속에서 유류비 증가와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돼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로 성수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3분기가 시작되자마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불똥이 항공업계로 튀었다.

일본 정부의 조치에 반발해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여행 보이콧도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미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 등 다른 LCC들은 잇따라 노선 중단과 감편 조치에 나선 상태다.

또 LCC업계 1위지만 늘어나는 경쟁자도 큰 부담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LCC 3곳에 대한 면허발급을 허가했다.

제주항공 항공기.ⓒ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제주항공
이 사장은 최근 항공업계의 위기와 경쟁자들의 도전을 돌파해 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다. 과거 경영전략 컨설팅회사를 운영할 정도로 마케팅․전략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도약의 키워드로 고객지향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 가격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편의성과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혁신을 시도해 충성고객을 창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고객에게 가격 이외의 새로운 여행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근본적인 차별화를 꾀하면서 제 2의 도약을 꾀하겠다는 포부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3월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LCC 본연의 사업모델에 더욱 집중하며 탁월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낮은 운임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업모델을 고객 지향적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그의 고민 끝에 나온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프리미엄 이코노미’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서비스는 지난달 4일 부산~싱가포르 취항과 함께 도입됐다.

기존 189석으로 운용하고 있는 일부 항공기의 좌석을 174석으로 재조정해 앞뒤, 좌우 좌석 간격을 넓힌 '뉴 클래스(New Class)'라는 새로운 형태의 좌석을 만들어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항공기 이용자 니즈와 트렌드 변화를 읽은 그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바라는 수요를 흡수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다.

또 그는 고객 편의성 확대를 위해 취임 당시부터 IT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IT서비스 강화를 위해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그해 6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승객이 탑승 24시간 전에 모바일로 항공권을 자동 발급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항공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소비 패턴과 흐름을 읽고 내놓을 그의 다음 카드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