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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쌀·민통선·남북경협…北 어깃장에 곤혹스러운 여권


입력 2019.08.01 01:00 수정 2019.08.01 06:16        이유림 기자

북 미사일 발사한 날 남북경협 논의…부적절 지적도

이해찬 "지휘소 훈련 끝나야 북미 대화 재개될 듯"

북 미사일 발사한 날 남북경협 논의…부적절 지적도
이해찬 "지휘소 훈련 끝나야 북미 대화 재개될 듯"


북한군이 4·27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3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등을 감시하고 있다.(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북한군이 4·27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3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등을 감시하고 있다.(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대북쌀 지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걷기, 남북경협 논의 등 여권이 추진하는 각종 평화 이슈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1일 국회에서 남북경협 기업 초청 간담회를 열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에 나섰다. 이날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서호 통일부 차관,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장,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 부문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북한이 25일에 이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이었다. 남북경협을 논의할 예정이던 민주당은 다소 맥빠지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여권에서 12박 13일로 민통선 일대 걷기 행사를 진행하던 시기와도 겹쳤다.

결국 민주당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엄중 경고하면서도, 오후 남북경협 간담회에서는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조되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전 당회의에서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어렵게 마련한 남북·북미 관계 개선에 중대한 방해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는데,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오후 간담회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을 국내적으로 조성하는게 중요하다.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식량 지원도 북한의 거부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당초 이달 말부터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국내산 쌀을 실은 첫 선박을 북한에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협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협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반도 평화 모드를 띄우려 할 때마다 북한의 도발과 반발이 잇따르자, 여권에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해찬 대표는 당분간 북·미 실무적인 대화가 현실적으로 여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남북경협 간담회에서 "지휘소 훈련이 끝나는 8월 20일 이후에야 북·미간 실무회담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본적으로 저도 북쪽 사람들을 만나보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다만 북·미 정상 간의 대화가 이뤄져서 관계가 개선돼야만 이 부분도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날 남북경협 논의를 진행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과 남북경협은 논리적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처럼 반드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단순한 방식으로 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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