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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日펀드, 수익 추락·자금 썰물


입력 2019.07.30 06:00 수정 2019.07.29 17:35        백서원 기자

일본펀드 최근 1년간 수익률 –7.77%…지역·국가별 펀드군 ‘꼴찌’

자금 1393억원 이탈…“아베노믹스·소비세 인상 부정적 전망 커져”

일본펀드 최근 1년간 수익률 -7.77%…지역·국가별 펀드군 ‘꼴찌’
자금 1393억원 이탈…“아베노믹스·소비세 인상 부정적 전망 커져”


일본펀드 수익률 악화가 이어지면서 펀드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먹구름이 낀 일본 경제 전망이 일본펀드에 대한 비관적인 투자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일본펀드 수익률 악화가 이어지면서 펀드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먹구름이 낀 일본 경제 전망이 일본펀드에 대한 비관적인 투자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일본펀드 수익률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일 관계 급랭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펀드 자금이 급속 이탈하고 있다. 먹구름이 낀 일본 경제 전망이 일본펀드 투자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 유지’에 실패하며 아베의 정치력 약화 우려가 확대됐다. 이는 일본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이 될 전망이다.

3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44개 일본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7.77%로, 지역·국가별 펀드군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 기간 친디아, 중국, 유럽, 일본 등 4개의 펀드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펀드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펀드와 러시아 펀드는 각각 33.20%, 16.34%로 고공 행진을 보였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도 일본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2.01%)을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KBKBSTAR.일본TOPI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재간접파생형)(H)의 1년간 수익률이 -19.16%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도 -5.57%를 기록해 가장 낮은 수익을 냈다. 다만 한달 기준(5.06%)으로는 제일 높았다.

일본펀드 수익률이 나빠지자 펀드 자금도 유출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일본펀드 설정액은 3331억원으로 최근 1년간 1393억원이 순환매됐다. 삼성일본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주식]와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의 경우 연초 이후에만 315억원과 13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그치며 ‘아베노믹스’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일본 관련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였던 개헌발의선(164석) 획득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등 경제정책 일관성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의미하는 ‘아베프리미엄’이 존재해왔다는 점에서 아베 정권의 정치력 약화 우려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라며 “여기에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뤄졌던 미일 무역협상이 재개되고, 연금 관련 사회보장문제 및 소비세 인상에 대한 반발도 보다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본 경제가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도 녹록치 않은 투자 환경을 만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세계경제전망에서 일본의 경기 모멘텀 둔화와 소비세 인상을 근거로 올해~내년 일본 경제성장률을 각각 0.9%, 0.4%로 -0.1%p씩 하향 조정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도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한국향 수출 제한은 일본의 수출 기업에도 부정적인데 한국은 일본이 G2에 이어 세 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로, 지난해 연간 기준 일본 수출의 약 7.1%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 전망이 어두워진 만큼, 일본정부 정책 이외에 일본은행이 재산업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재산업화를 위해서는 일본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일본은행이 급격한 엔화강세를 막을 수 있는 힘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금융완화정책이 재개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은행도 이 움직임에 가세해서 2012~15년처럼 엔화 약세를 유도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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