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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동기사랑(?)'…"조국, 권력에서 떠나달라"


입력 2019.07.28 02:00 수정 2019.07.28 06:23        정도원 기자

"'3대 실패'에도 경질 않고 영전이라니 기막혀"

성격·능력 맞지 않는 자리 더이상 탐하지 말고

권력 멀리해 화를 피하라는 당부로 해석하기도

"'3대 실패'에도 경질 않고 영전이라니 기막혀"
성격·능력 맞지 않는 자리 더이상 탐하지 말고
권력 멀리해 화를 피하라는 당부로 해석하기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서울법대 82학번 동기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임에 대해 자신의 SNS에 소감을 술회하는 방식으로 통치권력에서 떠날 것을 권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어느 정권에서나 청와대는 격무와 스트레스의 온상이다. 조국 민정수석, 정말 열심히 일했을 것"이라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통치권력에서 떠나달라"고 당부했다.

'조국 체제'에서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인사검증 실패로 인한 국민적 실망 △공직기강 해이에 의한 행정부 사기 저하 △사법 편향성에 따른 정치 갈등 등 3대 실패로 점철됐다고 열거한 나 원내대표는 조 수석의 법무장관행(行) 관측에 우려를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간인 및 공직자에 대한 무분별한 사찰 의혹과 블랙리스트, 휴대폰 사찰 등으로 점철됐던 이 정권의 '공포정치'의 중심에 바로 조국 수석이 있었다"며 "2018년 12월 31일 국회에서 너무나도 당당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문재인정권의 무능·무책임·권위주의 정치를 온몸으로 상징하는 듯 했던 그가 청와대를 떠난다"며 "법무장관행은 이미 정해진 수순으로 보이니 쉽게 말해 '이직 휴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미 경질됐어도 몇 번은 경질됐어야 할 민정수석"이라며 "끝끝내 인사검증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영전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개탄했다.

앞서 조 전 수석이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퇴임의 변'에서 '민주공화국'을 언급한 것도 나 원내대표는 문제삼았다.

나 원내대표는 "날치기 선거법에서 우리는 반(反)민주를 봤고,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공수처 밀어붙이기에서 반(反)공화를 봤다"며 "그가 민주공화국을 입에 올렸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역대 최악의 민정수석실을 만들어놓으며, 심지어 동료 학자들로부터 곡학아세·혹세무민이라는 아픈 지적을 받아야 했다"며 "그런 조국 수석이 이제 청와대를 떠나 법무행정 전반의 총괄로 가게 되는 것은 어쩌면 우리 법치주의의 악몽과 같은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나 원내대표와 조 전 수석은 서울법대 82학번 동기다. 나 원내대표는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법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의 길을 걸었다. 조 전 수석은 재학 중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활동을 하다가 울산대학교 교수를 거쳐 서울법대 교수가 됐다.

이날 나 원내대표가 조 전 수석을 외견상 독하게 비판한 듯 하지만, '페이스북 술회'라는 형식을 빌려 권력을 멀리할 것을 당부한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내심으로는 조 전 수석을 위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 조 전 수석과 함께 서울법대 82학번인 전직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이(조 전 수석을 지칭)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며 "성격에 맞지 않는 민정수석을 하면서도 미숙하게 칼을 휘두르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원한을 샀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그만 두면서 '다시는 여의도(정치)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근거 없는 자신감을 얻은 것인지 권력의 맛에 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권력에 다가가면 나중에 큰 화가 미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걱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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