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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울림에 그친 호날두 출전, 실망 관중 "메시" 연호


입력 2019.07.26 23:17 수정 2019.07.26 23:56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최소 45분 이상 출전 약속 어겨

만원 관중 환호, 결국 야유로 바뀌어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축구천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출전으로 관심을 모은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실망감만 가득 안긴 채 막을 내렸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펼쳤다.

팀 K리그가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가운데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예고했던 호날두는 끝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만원 관중들의 원성을 샀다.

애초 호날두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한국 땅을 밟았다.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아시아에 나선 유벤투스는 지난 24일 중국에서 인터밀란과 경기를 치렀는데 호날두는 이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불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호날두는 유벤투스 선수단과 함께 26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태풍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유벤투스 선수단의 전세기가 2시간 가까이 운항이 지연되면서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결국 예정보다 팬 사인회 시간이 늦춰졌고,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팬 사인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행사를 주최한 더페스타의 로라 장 대표가 팬들에게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유벤투스 선수단의 경기장 도착이 지연되면서 킥오프도 예정보다 1시간 가량이 지나서야 이뤄질 수 있었다.

주최 측과의 계약에 따라 최소 45분 이상을 소화하기로 한 호날두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다소 피곤한 표정을 지었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자체발광 효과를 내며 관중들의 오랜 기다림과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였다.

시작부터 그라운드를 밟지는 않았지만 단연 관심은 호날두에게 쏠렸다. 그는 팀 동료들과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슈퍼스타답게 그는 그라운드에서 활약한 선수들에 버금가는 관심을 받았다. 전광판에 수시로 그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생수를 마시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호날두는 손을 흔들며 관중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그러나 점차 카메라에 잡히는 빈도수가 늘어나자 이후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다시금 호날두의 표정에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 44분 세징야가 김보경의 패스를 받아 역전 득점에 성공한 뒤 유벤투스 진영에서 호날두의 트레이드마크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무표정으로 있던 호날두는 자신을 따라한 것임을 확인한 뒤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이후 전반전이 종료되자 호날두는 세징야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친근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호날두를 향한 관중들의 호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출전이 예상됐던 호날두는 벤치서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후반 들어 유벤투스가 대거 선수 교체에 나섰지만 호날두는 몸도 풀지 않고 그대로 벤치에 머물렀다.

후반 15분이 지나도 투입 기미가 보이질 않자 결국 호날두를 향한 환호는 야유로 변했다. 전광판에 호날두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만원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한마음 한뜻으로 “호날두”를 외쳐봤지만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폭우를 뚫고 호우 세리머니를 기대했던 팬들의 외침은 공허한 울림에 그치고 말았다.

성난 일부 팬들은 후반 43분 호날두의 신계 라이벌인 "메시"를 연호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해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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