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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무관심' 드러난 日선거…아베 '무모한 질주' 계속하나


입력 2019.07.22 14:09 수정 2019.07.22 16:59        이배운 기자

아베 "개헌 논의 해달라는 국민 목소리…야권 설득할 것"

개헌안 발의 성사돼도 국민투표 과반찬성 문턱

아베 "개헌 논의 해달라는 국민 목소리…야권 설득할 것"
개헌안 발의 성사돼도 국민투표 과반찬성 문턱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데일리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데일리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헌법개정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이상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전쟁 가능국가 개헌'에 대한 일본의 국민적 무관심이 드러나면서, 향후 개헌안 발의가 성사되더라도 '국민투표 과반수 찬성'의 문턱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1일 124석을 두고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여권은 집권 자민당 57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14석 등 총 71석을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들 2개 정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의석 70석을 더하면 모두 141석으로, 전체 참의원 의석(245석)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려면 전체 의석의 3분의 2인 164석이 필요하다. 개헌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일본유신회 10석을 합해도 개헌발의 가능 의석수에 4석이 부족한 160석에 그친다.

이에 아베 총리는 NHK 개표방송에서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선거를 마친 뒤에는 "국민민주당 내에서도 개헌 논의를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만 한다"며 야권과 연대해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국민민주당은 개헌 세력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개헌 논의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유명 게임 캐릭터 '마리오' 복장을 입고 깜짝 등장했다. ⓒBBC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유명 게임 캐릭터 '마리오' 복장을 입고 깜짝 등장했다. ⓒBBC

또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라디오방송 개표 방송에 출연해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4선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할 수준의 지지를 얻었다"며 아베 총리의 4연임론에도 군불을 땠다. 장기 집권을 통해 개헌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참의원 선거는 개헌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무관심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총무성 집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8.8%로, 2016년 참의원 선거 투표율 54.7%보다 5.9%포인트 낮아졌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한 것은 사상 최저 투표율(44.5%)을 기록했던 1995년 이후 24년 만이다.

또 일본 NHK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만 '그렇다'고 답했고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항목에서 '개헌'이란 응답은 6%에 그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야권을 포섭해 개헌안 발의를 성사시키더라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을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본 국민들 내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 1강 체제에 대한 불만, 장기집권의 피로감 등이 축적되는 상황인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개헌 동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관저 주도의 밀어붙이기식 정국 운영을 고집할수록 여론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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