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4중고 겪는 손해보험③] 지속되는 초저금리…자산운용 메꾸기도 불가능


입력 2019.07.23 06:00 수정 2019.07.22 17:18        이종호 기자

자산운용 수익률 실적에 큰 영향…실적 하향 불가피

3% 내외 수익률 전망…채권 매각 이익으로 방어

자산운용 수익률 실적에 큰 영향…실적 하향 불가피
3% 내외 수익률 전망…채권 매각 이익으로 방어


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손해보험사의 표정이 어둡다ⓒ각사 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손해보험사의 표정이 어둡다ⓒ각사

보험사는 이자율, 위험률 및 사업비를 통한 이익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하지만 지금은 초저금리, 손해율상승, 심화하는 경쟁에 정부의 정책까지 손해보험사는 4중고를 겪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손해율 상승과 경쟁 심화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소비자 보호 논리에 또 하나의 파도를 만났다. 데일리안은 4회에 걸쳐 손해보험사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문제점을 지적해본다.

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손해보험사의 표정이 어둡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매각 이익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전체 자산 운용수익률이 떨어지고 부채 적정성 평가(LAT)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투자이익률은 2.91%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 3.32%, 현대해상 3.30%, 메리츠화재 5.07%, 한화손해보험 3.17%로 메리츠화재를 제외하면 3% 내외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 대한 전망도 비슷하다. 이마저도 금리하락으로 채권 매각 이익이 발생하는 일회성 요인이 아니면 2분기 투자이익률은 더 부진했을 것이다.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투자이익률이 떨어지면서 보험사의 이익구조 중 하나인 이자율에서 구멍이 생겼다. 문제는 앞으로도 저금리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로 내렸다. 이로써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의 투자이익률이 떨어진다.

손보사는 생보사보다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지 않아 '역마진'에 대한 부담은 덜하다. 하지만 위험률과 사업비에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이익으로 두 부문의 부진을 메꿔야 하는데 오히려 투자이익이 부진한 상황이 발생했다.

아울러 부채 적정성 평가(LAT), 보증준비금 등도 금리가 인하되면 할인율이 낯아지므로 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는 것에 앞서 자본확충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

LAT 평가액 산출 기준은 시장 금리에 연동된다. 2017년 말부터 2019년까지 3년간 LAT 평가 할인율의 기반을 기존 ‘무위험 수익률+보험사 자산운용 초과 수익률’에서 ‘무위험 수익률+유동성 프리미엄’으로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준비금 추가 적립(LAT 잉여액 감소)에 대한 부담이 확대된다. 특히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초 대비 42bp 하락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할인율 하락 폭이 최소 20bp, 최대 40bp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환 헤지(환율변동 위험회피) 부담도 늘어난다. 보험사들은 최근 ALM(자산부채종합관리)을 위해 미국 등 장기 해외유가증권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환 헤지를 위해 보유 중인 외환스와프 등 파생상품과 관련한 환 헤지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사업비와 손해율이 좋지 않을 때는 투자이익을 통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려 왔다"며 "초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이런 전통적인 방법도 통하지 않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가 선택할 방법은 채권의 재분류다. 재무제표상 채권을 만기 보유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이에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담으면 채권평가이익 발생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를 때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채권 재분류를 하면 3년 동안은 재분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통한 일회성 이익만으로는 구멍 난 이자율을 메꿀 수 없다. 결국 사업비증가와 손해율 악화 투자이익률 악화로 이어져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하락으로 연말 LAT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감독 당국은 기존 대비 완화안 제시하고 있으나 중장기 영향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종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