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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 나선 롯데케미칼, 석화사업 활로 찾기 분주


입력 2019.07.22 06:00 수정 2019.07.22 05:55        조재학 기자

GS에너지‧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와 합작회사 설립

롯데첨단소재 인수합병 검토…수직계열화 원활 기대

GS에너지‧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와 합작회사 설립
롯데첨단소재 인수합병 검토…수직계열화 원활 기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롯데케미칼

석유화학업계의 다운사이클(불황) 그늘이 짙어지는 가운데 전통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황 부진에 이어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 진출까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GS에너지와 8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합작사(롯데GS화학‧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양사는 올 하반기 신규 합작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전남 여수산단에 연간 BPA 20만t, C4유분 21만t의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연간 매출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이 정유사와 합종연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세웠다. 지분은 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다.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은 지난 5월 3조7000억원 규모의 중질유‧납사분해시설(HPC) 합작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HPC 공장은 연간 폴리에틸렌 75만t, 폴리프로필렌 40만 t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 진출에 대한 선제적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나프타 등 원재료 수급 곤란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정유사와 합작함으로써 원재료를 안정적이고 낮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또 정유와 석유화학 기업 사이의 사업 영역을 구분함으로써 신규 경쟁을 제한한 가운데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미가 높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에 나서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교현 롯데 화학BU장은 18일 삼성SDI가 보유한 롯데첨단소재 지분 10%의 인수 계획에 대해 “관련 주식 인수를 검토 중이며, 인수 시기는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 합병으로 시너지도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납사분해시설(NCC)을 통해 에틸렌 등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스트림’에 사업구조가 집중된 반면 롯데첨단소재는 합성수지(PE)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할 경우 다운스트림까지 확대돼 수직계열화가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화학부문의 지속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제품인 스페셜티 사업부문으로 확대할 것이며, 이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또 국제유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료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미국 공장은 셰일가스,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천연가스, 국내 공장에서는 나프타를 원료로 삼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정유사와의 합작을 통해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 진출을 상쇄하는 측면도 있다”며 “해외 생산기지에서의 원료다변화를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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