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 전면폐지'에 교육계 '발칵'…"교육은 실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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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0일 18:21:34
    조희연 '자사고 전면폐지'에 교육계 '발칵'…"교육은 실험이 아니다"
    공약 이행 위해 '전면폐지' 극단적 주장
    "행정절차법상 신의성실 원칙 위반 가능성"
    자사고 지위, 시행령 아닌 법에 못 박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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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9 11:00
    이슬기 기자(seulkee@dailian.co.kr)
    공약 이행 위해 '전면폐지' 극단적 주장
    "행정절차법상 신의성실 원칙 위반 가능성"
    자사고 지위, 시행령 아닌 법에 못 박아야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설립허가 취소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와 외국어고등학교(외고)의 전면 폐지 공론화’를 주장해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점진적 폐지를 넘어 ‘전면’ 폐지라는 극단적 제안이 나오자 크게 놀란 모양새다.

    조 교육감은 앞서 17일 자사고를 두고 “정책적 유효기간이 다 했다”며 “교육부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상 자사고의 지정·운영 근거를 삭제해 자사고라는 학교 유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욱부가 관련 법령을 개정할 의지가 없다면 국가교육회의(위원회)에서 공론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었던 자사고·외고 전면 폐지가 교육청의 ‘지정 취소’ 이후에도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치며 갈등을 빚는 한편 학생·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이같은 안을 제시한 것이다.

    일반고 살릴 묘안도 없으면서...교육 안정성 뒤흔드나

    교육계에선 당장 조 교육감이 명확한 ‘일반고 살리기’의 묘책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 교육감이 이날 발표한 일반고 관련 정책은 과거 정책의 재탕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일반고 육성 방안의 핵심인 ‘고교 학점제’나 기초 학력 증진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종사자는 “자사고를 없앴는데도 일반고가 살아나지 않으면 조 교육감이 책임을 질 것이냐”며 “이런 제안은 자신의 직을 걸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사고가 생겨서 일반고가 무너진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교육감이 주장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은 행정절차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받으며 운영키로 한 자사고를 교육감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폐지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해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는 교육제도를 다시 변경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학교 체제와 유형이 교육감에 따라 바뀐다면 교육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같은 논리라면 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학교도 정권이 바뀌면 완전히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인정한다면 학교 유형의 탄력성 역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조 교육감이 중요한 교육 문제를 다수결에 부치자고 주장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위원회 등이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이긴 하지만 정책결정권자가 설문조사나 투표에 정책 결정권을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교육은 고도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논의를 한 뒤 결정을 내리고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자사고 지위, 시행령 아닌 법에 명시해야"

    조 교육감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자사고·외고 전면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시행령 개정’까지 요구하자 일각에선 오히려 자사고 등의 운영근거를 시행령이 아닌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다수의 학생들이 자사고와 특목고에 다니는 것에 비해 이들의 법적 지위가 매우 낮다”며 “이들의 지정 및 운영 근거를 초중등교육법에 규정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교육부는 5년 전과 달리 조 교육감에 제안에 긍정적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년까지 모든 자사고 평가가 끝나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였던 5년 전 자사고 평가 때는 교육부가 조 교육감의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에 ‘시정명령’을 내리며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데까지 갔었다. 이에 대법원은 사건 접수 3년 8개월 만에 지난해 자사고 지정 취소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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