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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성장률 최악"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시권'


입력 2019.07.19 06:00 수정 2019.07.19 06:15        부광우 기자

수출·투자 이중고…올해 경제 성장 전망 '10년 來 최저'

1년 8개월 만에 금리 기조 '유턴'…연내 재조정 가능성↑

수출·투자 이중고…올해 경제 성장 전망 '10년 來 최저'
1년 8개월 만에 금리 기조 '유턴'…연내 재조정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년 8개월 만에 인하 기조로 전격 유턴했다. 쌓여만 가는 대내외 악재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등 경기 불황 먹구름이 짙어진 영향이다. 한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올해 안에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평이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2017년 11월 금리인상 이후 20개월 만에 다시 금리인하 쪽으로 바뀌게 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깬 전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다음 달로 점치고 있던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동결을 예상했다. 인하 응답률은 30%에 그쳤다.

연도별 국내총생산 성장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연도별 국내총생산 성장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2.2%까지 추락한 경제 성장률…대외 악재 겹겹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요인은 부진한 경제 성장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발표와 함께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2%까지 내려 잡았다. 이 같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몰아닥치던 2009년(0.8%) 이후 최저치다. 수출과 투자의 동반 악화로 소비 심리까지 계속 위축되면서 당장 성장 동력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은은 최근 수정치를 발표할 때마다 경제 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2.9%로 3%대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했지만, 같은 해 7월 2.8%에 이어 석 달 뒤인 10월에는 2.7%까지 하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엔 2.6%, 4월엔 2.5%로 잇따라 예상치를 낮췄다. 그리고 또 다시 경제 성장률을 0.3%포인트 내린 것이다.

녹록치 않은 대외 여건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수출에 대한 의존이 큰 한국 경제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금방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은 생각보다 길어지며 글로벌 무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원재료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우리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소비가 얼어붙으며 저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0%대 중후반의 낮은 오름세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을 밑돌며 당분간 1% 미만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나 돼서야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 여건도 낙관하기 어렵다"며 "한국과 일본 간 교역 규모나 산업, 기업 간 연계성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고 경우에 따라 확대될 경우 수출,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연도별 기준금리 추이.ⓒ한국은행 한국은행 연도별 기준금리 추이.ⓒ한국은행

◆"부담 커진 한은…연내 금리 한 번 더 내릴 듯"

시장에서는 이번 한은의 결정으로 올해 내 한 번 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미·중 무역 분쟁과 더불어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새롭게 더해진 악재들이 단숨에 해소되기 어려운 사안들인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점의 문제였을 뿐 올해 7~8월 중 기준금리 인하가 분명했던 상황에서 이제 시장의 고민은 추가 조정 여부와 시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부양을 위한 한은의 어깨가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7월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를 통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 모두 수출과 투자 부진을 우려하고 있고, 공조를 통한 해결 의지를 밝힌 상황"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이 성장률 전망치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과 무역 분쟁 장기화를 고려하면 연내 추가 완화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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