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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 늘리겠다는 시중은행…현실은 가장 견고한 '유리천장'


입력 2019.07.19 06:00 수정 2019.07.19 05:54        박유진 기자

은행권 여성 리더 확대 나섰지만 허리급만 풍성

임원 10명 중 여성은 1명 턱걸이…"교육 절실"

은행권 여성 리더 확대 나섰지만 허리급만 풍성
임원 10명 중 여성은 1명 턱걸이…"교육 절실"


주요 은행 여성 직원 직급별 배치 현황ⓒ데일리안 주요 은행 여성 직원 직급별 배치 현황ⓒ데일리안


주요 시중은행의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전체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은행권은 여성 리더 비율을 늘리기로 약속하고 인재 발탁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과장부터 부장까지를 가리키는 중간관리직까지는 여성의 승진이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지만, 본부장 이상부터는 문턱을 넘기 힘든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신한·KB·우리·KEB하나은행)의 임원 수는 총 121명으로 여성 임원은 9명에 불과하다. 다른 업종에 비해 금융사에는 여성 근로자가 많은 편이지만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단절이 진행되는 등 인사 적체가 있어 고위직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허리급 중간관리직부터는 여성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4대 은행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낮은 KEB하나은행의 경우 중간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8%에 달한다.

인사 적체가 심해지자 최근 정부 차원에서 은행권에 여성 리더를 늘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일부 은행과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협약에 따라 국민은행은 오는 2022년까지 부점장급 이상 여성 리더 비중을 현 기준 10%에서 20%, SC제일은행은 사외이사를 포함한 여성임원 비율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여성 지점장을 포함한 부장급 여성 관리자 비율은 30%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여성 리더 배출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포화 상태인 허리급 인사만 단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하반기 인사를 실시한 IBK기업은행의 경우 부행장 2명, 지역본부장급 9명을 포함해 2148명을 승진·이동시키면서 팀장 승진자 중 여성 비율을 53% 맞추는 데 그쳤다. 현재까지 기업은행의 여성 임원은 1명에 불과하다.

여성 리더들의 경우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역차별' 우려에서인지 은행권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신한금융그룹만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Shinhan SHeroes)'를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 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5년 만에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6명의 임원 가운데 왕미화 부행장과 조경선 부행장 등 2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향후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해서도 여성 비율을 20% 이상까지 맞춘다는 계획이다.

신한 쉬어로즈 출신 은행 본부장 A씨는 "여성으로선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책임지느라 리더까지 오르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상대적으로 대외활동이 활발한 남성 근로자는 인맥 형성을 통한 승진이 활발한 편인데, 여성들은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없어 리더가 됐을 때도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멘토 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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