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광화문광장 '천막대전' 마무리에 '빈손'으로 돌아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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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6일 16:43:38
    박원순, 광화문광장 '천막대전' 마무리에 '빈손'으로 돌아서나
    우리공화당 자진 철거에 행정집행 예산만 쓰게 돼
    "대권 도전한 朴시장, 조원진만 띄워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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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8 05:00
    이슬기 기자(seulkee@dailian.co.kr)
    우리공화당 자진 철거에 예산만 쓰게 돼
    "대권 도전한 朴시장, 조원진만 띄워준 셈"


    ▲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당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옮기기 위해 철거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을 둘러싸고 우리공화당과 두 달 넘게 '천막 대전'을 벌여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서게 됐다.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자진 철거하면서 행정대집행에 예산만 들이게 됐을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미온 대처'라는 면박만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공화당은 서울시가 예고한 행정대집행 철거 인력 1000명이 현장에 도착하기 10분 전인 지난 16일 오전 5시쯤 지지자를 동원해 천막을 자진 철거했다. 그러면서 미리 집회 신고를 해 뒀던 건너편 세종문화회관 앞에 곧장 천막 4개를 다시 세우고 "이 천막은 행정대집행 대상 시설물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가 철거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30여 분만에 이 천막마저 모두 철거했다.

    경찰은 이날 충돌 사태에 대비해 24개 중대를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태세를 갖췄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인 국무회의에서 "서울시의 천막 철거 시도 당시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책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철거 인력을 이끌고 현장에 나왔던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세종문화회관 앞에 설치한 텐트는 불법"이라며 "불법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뒤 돌아섰다. 공연히 행정대집행 관련 예산으로 2억3000만 원만 쓰게 된 셈이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비용과 변상금 등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할 예정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우리가 박원순 시장의 행정대집행 무력화시켰다"며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천막은 우리가 치고 싶을 때 치면 된다"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쳐 박원순이 아니라 문재인이 우리 상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양상에 일각에선 박 시장이 이번 천막 갈등으로 서울시 혈세를 들여 조원진 대표만 띄워주게 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일 민선 7기 1주년 기자단 초청만찬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박 시장으로선 천막 갈등이 길어지며 오히려 조원진 대표와 같은 위상으로 격이 낮아지는 피해만 보게 됐다는 것이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번 갈등은 박 시장의 '실책'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 소장은 "박원순 시장이 우리공화당과의 갈등으로 잃은 게 많다"며 "서울시의 돈으로 우리공화당 홍보를 해주는 의도치 않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사용해야 할 광장을 정쟁의 장소로 변질시켰다"며 "민주노총과 세월호의 천막은 괜찮고, 우파 진영의 천막은 안되는 것이냐는 오점을 남길 소지 역시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문 대통령의 '미온 대처'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박 시장에게 강하게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이에 대해 "'현재 권력'과 척을 져선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며 "박 시장이 크게 잃은 건 없다"고 했다.

    한편 우리공화당 측이 다시 기습적으로 천막을 치며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조 대표는 이날 천막을 철거하면서 "언제라도 (광화문 광장에) 들어올 수 있는데 굳이 (당원들을) 다치게 할 필요는 없었다"며 "조만간 천막 8개를 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는 '천막 설치는 엄연한 불법 행위인 만큼 또 설치한다면 강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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