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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재계약? 매매 전환?…고민 깊어지는 서울 세입자


입력 2019.07.17 06:00 수정 2019.07.17 06:02        원나래 기자

서울 매매전환비용 3억8421만원, 전국 3배…2년 전보다 부담 증가

“대출 규제 등으로 실수요 매매 전환 어려워…전세선호 현상도 이어져”

서울 매매전환비용 3억8421만원, 전국 3배…2년 전보다 부담 증가
“대출 규제 등으로 실수요 매매 전환 어려워…전세선호 현상도 이어져”


서울은 올 하반기 전세에서 아파트 매매로 갈아타려면 전국 평균보다 3배 비싼 3억8421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연합뉴스 서울은 올 하반기 전세에서 아파트 매매로 갈아타려면 전국 평균보다 3배 비싼 3억8421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연합뉴스

올 하반기 전세 만기가 임박한 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 재계약을 할 것인지, 오랜 꿈인 내집 마련에 나설 것인지 따져봐야 할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서울의 경우 집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전세보다 매매가 유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자금 확보가 어렵고, 주택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도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 됐다.

17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올해 하반기 전세 재계약 비용과 전세에서 매매전환 시 필요한 비용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전국 매매전환비용(현재 매매가격 3억6534만원 - 2년 전 전세가격 2억3914만원)은 1억2620만원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매매전환비용이란 세입자가 같은 지역의 아파트를 매매로 전환할 때 2년 전 보증금에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격을 말한다. 임차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전세 재계약을 할 것인지 매매로 갈아탈 것인지 판단할 때 비교하는 가격이다.

특히 서울은 올 하반기 전세에서 아파트 매매로 갈아타려면 전국 평균보다 3배 비싼 3억8421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에는 2년 전에 전세 재계약보다 집을 구입했더라면 현재 보다 내 집 마련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2년 전 전세 계약 시점의 아파트 매매전환비용과 비교하면 서울은 1억1315만원이 오르며 오히려 부담이 증가했다.

2년 전 서울 전세 거주자는 2015년 6월 기준 보증금 3억4649만원에서 2억7106만원을 추가하면 6억1755만원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2019년 6월 기준 매매전환비용과 비교하면 1억1315만원 낮은 금액이다. 전세거주 2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2% 오른 반면, 전셋값은 2.0% 오르는데 그치면서 상승률 차이가 9배가 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8억1290만원으로 2년 전(6억1755만원) 대비 1억9535만원(31.6%)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 분의 약 6분 1수준인 3386만원 오른 4억6255만원이다.

서울 전세 세입자가 아파트로 내 집 마련 전환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받더라도 구입자금은 부족하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8억1290만원에서 LTV 40%를 적용한 3억2516만원을 빌리고, 2년 전 전세금 4억2869만원을 제외하면 50905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2년 동안 매월 246만원씩 꼬박 모아야 하는 셈이다.

이미윤 KB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전세자금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차액 상환까지 고려하면 자금이 더 필요하다”며 “지난 9·13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전환비용의 추가 비용 부담은 줄었지만, 대출규제로 절대적인 주택구입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와 기준금리 인하 등의 변수가 기다리면서 의사결정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분양가상한제가 확대되면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분양을 받기 위해 전세를 유지하려는 ‘전세 선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서울 전세시장은 여름 방학 이사 수요가 많은 지역과 재건축 이주가 이뤄지는 곳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는 본격적인 여름 비수기로 접어드는데다 하반기 새 아파트 공급도 꾸준한 상황이라 전세가격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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