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준한 "진짜 이별한 듯 아프고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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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15일 09:57:13
    [D-인터뷰] 김준한 "진짜 이별한 듯 아프고 힘들어"
    MBC '봄밤'서 권기석 역 맡아 호평
    "인간다운 캐릭터 맡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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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22 09:26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김준한은 MBC '봄밤'에서 권기석 역을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씨엘엔컴퍼니

    MBC '봄밤'서 권기석 역 맡아 호평
    "인간다운 캐릭터 맡아 만족"


    "기석이만 떠올리면 마음이 아파요."

    MBC 드라마 '봄밤'을 마친 김준한(36)은 드라마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다. 여자친구를 대학 후배에게 '뺏긴' 마음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다.

    그는 주인공 이정인(한지민)의 오랜 남자친구 권기석 역을 맡았다. 부유한 집안과 빠른 두뇌회전, 적절한 승부욕을 지닌 완벽에 가까운 남자다.

    4년간 연인 사이였던 둘은 유지호(정해인)의 등장으로 관계가 흔들리고 정인은 지호와 사랑에 빠진다. 더군다나 지호는 기석의 대학 후배. 여자친구를 대학 후배에게 보내게 된 그는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의 '지질함'을 보여주며 현실적인 연기를 펼쳤다.

    '봄밤'은 어느 봄날, 사랑을 찾아가는 두 남녀의 현실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만든 안판석 PD와 김은 작가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김준한을 만났다.

    김준한이 맡은 기석은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나와 극을 잡았다. 여자친구 정인에게 지질하게 매달리며, 추악한 모습을 보이지만 현실성 있는 연기 덕에 응원받았다.

    캐릭터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는 그는 기석이 입장을 공감하려 애썼다. "남들은 다 욕할지 모르더라도 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기석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인물이에요. 예상했던 대로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하하."

    시청자들은 기석일 두고 '현실적인 전 남친'이라고 얘기한다. 배우 역시 동의했다.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가 현실적이란다. 시청자가 극 상황에 이입하면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낼 수 있었다. '봄밤'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배우 김준한은 MBC '봄밤'에서 권기석 역을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씨엘엔컴퍼니

    일부 시청자들은 "정인과 지호의 바람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기석일 일부러 지질한 전 남친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했다. 배우의 의견이 궁금했다. "실제로 기석이 같은 입장이라면 저렇게 하지 않을까요? 기석이를 응원해주는 분들의 의견인 것 같아요. 기석이는 나약하고 지질한 인간의 모습을 반영한 인물이죠. 응원할 수도, 욕할 수도 없는 인간적인 사람이에요. 인간이 다 그렇잖아요. 완전히 깨끗하지도, 완전히 더럽지도 않은. 기석이 자체가 인간다웠죠."

    모든 의견을 수용한다는 배우가 만약에 기석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웃었다. "기석이처럼은 못하고 받아들일 것 같아요. 저는 1인칭으로 기석이를 해석했는데 다른 사람의 반응을 통해 배울 수 있었죠. 지난 연애를 떠올리면서 마음 아팠고 성숙해졌죠."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김창환과 부자지간으로 호흡한 그는 "현장에서 '창환 쌤'의 연기를 보면 감탄이 나왔다"며 "함께 호흡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고 미소 지었다.

    안판석 감독과 호흡은 처음이다. 그는 "감독님은 한 장면을 자주 찍지 않는 편"이라며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마치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처럼 실수도 받아들여야 가는 상황으로 느꼈다. 실수를 극복하고 어떻게 해서든 가야 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산다는 게 완벽하지 않으니까 스스로 내려놓았죠. 삶을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찍다 보니 드라마 종영 후 마음이 헛헛했어요."

    '봄밤'은 대중에게 얼굴을 많이 알린 작품이다. 배우에게 기석이는 어떤 의미일까. '아픔'이라고 정의했다. "스스로 망가지면서 남한테 고통을 줬어요. 기석에게 많이 몰입해서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요. 진짜 이별한 것 같아요. 기석이를 통해 마치 저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했ㅈ."

    ▲ 배우 김준한은 MBC '봄밤'에서 권기석 역을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씨엘엔컴퍼니

    정인이에 대한 기석이의 마음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기석이는 정인이를 계속 사랑했어요. 근데 방법이 잘못된 거죠. 혼자 사랑했어요. 남들은 승부욕 때문에 정인이한테 매달린다고 하지만 사랑 때문이에요. 마지막엔 안 되니깐 내려놓은 거죠."

    실제 연애 스타일을 묻자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모든 인간이 서툴잖아요. 서로 노력하면서 서툰 상대방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밴드 드러머 출신인 김준한은 영화 '내비게이션'(2014) 속 단역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박열'(2017), '허스토리'(2018), '변산'(2018),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 '시간'(2018) 등에 출연했다.

    연기가 자신과 더 잘 어울린다는 '막연한 생각'에 연기를 시작했다. 인물을 연구하고 사람의 내면을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일이란다.

    작품마다 역할이 다채롭다. '박열'에선 차분한 일본 검사 역할, '허스토리'에선 위안부 문제에 자기 일처럼 나서는 변호사 역할, '변산'에선 얍삽해 보이는 선배이자 기자 역, 모든 역할마다 진짜 그 캐릭터 같이 느껴진다.

    김준한의 얼굴은 평범한 듯하지만 비범하다. 선과 악이 공존한다. 다채로운 인물을 도화지처럼 흡수하는 마스크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했어요. 인간이 선과 악이 다 공존하기 때문에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제가 좋아요. 평범한 누군가를 대변할 수 있잖아요."

    '인생 캐릭터'를 묻자 "시청자의 의견을 따르고 싶다"며 "인생 캐릭터를 꼽긴 어렵지만 '박열' 속 역할이 내가 배우로서 살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전했다.

    상반기를 '봄밤'으로 보낸 그는 하반기에는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최근 2년간 계속 달려왔어요. 책도 좀 읽고, 스스로 채우는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배우로서 롤모델을 정하지 않았지만 연기를 정말 잘 해내고 싶어요. 다양한 사람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를 꿈꿉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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