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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역성장 직면' JB금융, 김기홍 회장 유턴에 '기로'


입력 2019.07.16 06:00 수정 2019.07.15 17:09        부광우 기자

1년 새 자산 1.4조↓…은행계 금융그룹들 중 홀로 감소

실적 한계 극복 골몰…김한 전 회장과 '다른 길' 결과는

1년 새 자산 1.4조↓…은행계 금융그룹들 중 홀로 감소
실적 한계 극복 골몰…김한 전 회장과 '다른 길' 결과는


김기홍(왼쪽) JB금융지주 회장과 최근 1년 간 JB금융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김기홍(왼쪽) JB금융지주 회장과 최근 1년 간 JB금융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JB금융지주의 자산 규모가 국내 금융그룹들 중 유일하게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자산이 가장 적은 현실 속에서 홀로 역성장에 직면한 데다, 남들보다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편도 아니어서 이익 창출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 새 수장이 된 김기홍 회장이 외형보다 내실을 외치며 과거 자산을 세 배나 불렸던 김한 전 회장과 내심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JB금융의 앞날은 중대 기로에 선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신한·KB·우리·하나·NH농협·BNK·DGB·JB금융 등 국내 8개 은행계 금융그룹들의 자산은 총 2385조3738억원으로 전년 동기(2175조8863억원) 대비 9.6%(209조487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J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금융그룹들의 자산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로써 금융그룹들 중 줄곧 자산이 제일 적었던 JB금융은 앞서가는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 커지게 됐다. JB금융의 자산은 46조5273억원으로 같은 기간(47조9077억원) 대비 2.9%(1조3804억원) 줄었다.

신한·KB·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사들은 둘째 치더라도, 같은 지방 금융그룹으로서 실질적인 경쟁상대로 볼 수 있는 BNK금융과 DGB금융과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JB금융에게 아픈 대목이다. BNK금융의 자산은 95조9333억원에서 102조2526억원으로 6.6%(6조3193억원) 증가하며 100조원을 돌파했다. DGB금융의 자산 역시 58조12억원에서 68조7816억원으로 18.6%(10조7804억원)나 늘었다.

그렇다고 JB금융이 이처럼 적은 자산을 남달리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이전 1년 간 JB금융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7%로 조사 대상 금융그룹 전체 평균 정도의 수치를 나타냈다. 1년 전만 해도 0.43%의 ROA를 기록하며 금융그룹 평균(0.54%)를 밑돌던 것보다는 그나마 나아진 수준이다. 금융사에게 ROA는 보유 자산을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JB금융의 성적에는 아쉬움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J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7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881억원)에 비해 10.7%(94억원) 증가한 실적이긴 했지만, 은행계 금융그룹들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원을 밑돌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53억원에서 1228억원으로 6.5%(75억원) 늘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JB금융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기홍 회장은 이에 대한 해법을 자산 효율화에서 찾고 있다. 김기홍 회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산보다는 내실 성장에 치중해 ROA 등 수익성 지표를 그룹의 최대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주사 인원을 30% 가량 감축하는 등 비용 절감 등을 통한 경영 효율성 확보에 힘을 써 왔고, 핵심 자회사인 전북·광주은행은 연고지 영업 기반을 우선적으로 확대해 자회사별 핵심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김기홍 회장의 청사진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전임자였던 김한 회장이 취했던 방향과 대조된다는 점에 있다. JB금융 출범 당시의 수장이자 1등 개국공신이었던 김한 회장은 기반 지역에 편중돼 있던 영업 기반을 수도권까지 확대해 지방금융으로서의 틀을 뛰어 넘고, 자산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이에 힘입어 JB금융이 첫 발을 떼던 2013년 3분기 말 15조5169억원에 그쳤던 자산은 김한 회장의 임기를 거치며 3배 넘게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이런 JB금융의 변화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엇갈린다. 아무리 효율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고 해도 자산 축소를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더불어 급격한 유턴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산 확대는 금융사 영업의 기반"이라며 "저성장 문턱에 들어선 경제 여건 상 금융사의 자산도 다소 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아예 감소로 돌아서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추가적인 외형 확장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JB금융으로서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대한 수익성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필수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회장 교체를 계기로 다소 급하게 전략을 선회한 면이 없지 않은 만큼, 향후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오락가락 행보로 인한 역효과만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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