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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유승준의 운명, 17년 만에 바뀌나


입력 2019.07.12 08:40 수정 2019.07.12 08:41        이한철 기자

대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찬반논쟁 다시 가열, 한국땅 밟을까

17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가수 유승준의 입국 가능성이 열렸다.ⓒ 연합뉴스 17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가수 유승준의 입국 가능성이 열렸다.ⓒ 연합뉴스

가수 유승준은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11일 대법원은 유승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유승준의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행위이며 피고(LA한국총영사관 총영사)는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영원히 막힐 것만 같았던 유승준의 한국행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거센 비난 여론에도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유승준에겐 희소식이다.

유승준은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톱스타였다. 특히 군입대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병역의무를 당당히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바른 청년'이란 칭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2002년 한순간에 뒤바뀐다. 돌연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병역을 기피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은 유독 병역 문제에 민감한 시기였다.

결국 유승준은 출입국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경우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2003년 예비장인상을 위해 3일간 조건부입국허가를 받고 잠시 귀국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은 여전히 높은 만큼, 향후 입국이 확정되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아프리카TV 캡처.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은 여전히 높은 만큼, 향후 입국이 확정되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아프리카TV 캡처.

스티브 유라는 이름으로 중국, 미국 등에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던 그가 다시 국내 언론을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잠잠하던 그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무릎 꿇고 사죄하며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고, 그해 10월 LA 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이 또한 거부당했다.

그러자 유승준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소송이었다. 2016년 1심과 2017년 2심에서 모두 패소한 유승준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았던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냈다.

대법원 판결에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판결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준의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병역 기피 사례이니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나타났다. 반면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23.3%에 그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015년 조사 땐 66.2%가 입국 불허 의견이었는데 오늘 68.8%로 2.6%p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유승준은 여전히 '용서받지 못한 자'일 뿐이다. 하지만 병역기피로 영원히 한국땅을 밟지 못하게 하는 건 가혹한 조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과연 유승준은 반대여론을 뚫고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유승준의 운명은 서울고법의 최종 판결에 따라 갈리게 됐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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