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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병호 "文정권서 바닥민심 완전 이탈…'반문반박 제3지대' 넓다"


입력 2019.07.11 02:00 수정 2019.08.14 10:21        정도원 기자

'제3지대 신당' 가능성 진단 연속 인터뷰 ④

"원희룡·홍정욱까지 끌어들여 '빅 텐트' 쳐야

늦어도 추석까진 '빅 텐트' 입장 명확히 해야"

'제3지대 신당' 가능성 진단 연속 인터뷰 ④
문병호 "국민, 文정권도 한국당도 선택 못한다
뭔가 '제3의 대안'에 국민들은 지지를 보낼 것"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평의 와룡(臥龍)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6년 안철수 전 대표를 움직여 초유의 다당제 정치실험을 성공시켰던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제3지대 신당'의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20대 총선보다 제3지대가 오히려 더 넓어졌다"며 "지난 번에는 유권자들이 어떻게 보면 단순히 심정적 반문반박(반문재인·반박근혜)이었다면, 지금은 명확한 증거가 생기지 않았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문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됐다"며 "문재인정권은 집권 이후 국민들로부터 굉장한 실망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바닥 민심은 완전히 이탈했다"고, 3년 전의 심정적 '반문반박'이 이제는 완전히 '실체화'됐다고 선언했다.

눈을 반짝이며 '제3지대'의 가능성에 열변을 토하는 문 최고위원이 활력을 되찾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문 최고위원은 지난해초 논란 끝에 바른미래당이 통합 창당된 이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인천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그 때 뿐이었고, 최근까지 오랜 '잠수' 생활을 했다.

이 점을 질문받자 문 최고위원은 "사실 바른미래당은 처음부터 세팅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합당하고서는 정치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때는 나갈 생각도 없었는데 당에서 '출마할 사람이 마땅치 않으니 총대를 메달라'고 하도 해서 총대를 멨을 뿐"이라며 "당의 여러 행태들이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쉬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랬던 그가 지난 5월 1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이후, '제3지대 신당' 전도사가 돼 정치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재개하게 됐다.

문 최고위원은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바른미래당에 굉장히 부정적이고 희망이 없다고 봤는데, 몇 달 사이에 바뀌었다"며 "오히려 지금은 희망이 있다. '제3지대'에서 잘만 틀을 만들면 내년에 굉장한 승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털어놨다.

생각이 바뀐 것은 외부 여건의 변화 때문이다. 문 최고위원은 문재인정권의 경제실정으로 인한 민심 이반, 그리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친박 퇴행 현상을 그 예로 꼽았다.

문 최고위원은 "정치지형 자체가 민주당이 싫고 문재인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는데도 오히려 옛날로 퇴행하는 상황 아니냐"며 "그러니 국민이 선택할 수가 없다. 문재인정권도, 자유한국당도 선택을 못한다면 뭔가 제3의 대안이 있으면 국민들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문 최고위원도 지금 내부적으로 단합되지 않은 바른미래당이 국민에게 권할 '제3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 때문에 내부 결속을 바탕으로 '제3지대'에서 '빅 텐트'를 치는 신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의 현재 모습으로는 '대안'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바꿔나가야 성공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성공할 수 있고, 제1당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평화 호남 의원만으론 '스몰 텐트'
민주당 '이낙연 마케팅' 탓에 성공하기 어렵다
원희룡·홍정욱까지 끌어들여 '빅 텐트' 쳐야"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구체적으로 20대 총선에서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옛 국민의당이 '안철수 + 호남'의 조합이었다면, 다가올 21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 유승민 + 손학규 + 호남 + 원희룡·남경필·홍정욱 등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더해 더 큰 '빅 텐트'를 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얻었던 득표율을 합하면 28.2%"라며 "민주당이 유력했던 안희정 전 지사가 낙마하고 이재명 지사가 상처를 입었으며, 자유한국당에도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대선후보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틀을 잘 만들어 안철수·유승민·손학규 대표에 호남중진 세력을 더하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설득해서 참여하도록 하고, 남경필 전 지사나 홍정욱 전 의원까지 끌어들여 '텐트'를 친다면 괜찮은 '텐트'가 되지 않겠느냐"고 구상했다.

'제3지대 신당', '빅 텐트' 구상은 최근 정치권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분출되고 있다. 본지가 마련한 '제3지대 신당'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면 '제3지대 신당'은 우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나눠진 호남 세력의 재결합, 또는 옛 국민의당 복원을 통해 첫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문병호 최고위원 본인도 국민의당 분당과 바른미래당 통합창당은 "세팅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제3지대 신당'이 옛 국민의당 복원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에는 단호히 반대했다. 그는 그 근거로 역대 정당사에서 제3당이 총선을 통해 원내교섭단체가 된 사례를 들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988년 신민주공화당과 1996년 자민련을 성공시켰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92년 통일국민당으로 31석의 기염을 토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2016년 38석 국민의당을 성공시킨 게 가장 최근의 사례다. 성공사례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이회창 전 총재는 2008년 자유선진당으로 교섭단체에 2석 모자라는 18석을 했다.

이같은 역대 사례를 열거한 문 최고위원은 "결국 제3당을 이끄는 리더는 대권주자급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의 호남 의원들과 평화당이 합치는 것만으로는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문 최고위원은 "내년에 민주당은 호남에서 '이낙연 마케팅'을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호남에 와서 '호남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줘야 내가 다음에 민주당의 대권후보가 된다'고 100% 나올 것"이라며 "실제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다. 호남민들이 봤을 때 민주당에는 이낙연이라는 대권후보가 있는 반면 바른미래당·평화당에는 기대할만한 게 뭐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 유권자들이 어딜 선택하겠느냐. 자명하다"며 "그래서 호남 중심의 '제3지대 신당'은 성공하기 어렵다. '스몰 텐트'로 그치게 되고, 성공하기 힘든 '제3지대 신당' 모델"이라고 잘라말했다.

"유승민, 한국당 돌아갈 조건이 되지 않는다
황교안이 '꽃길' 깔아주는 예우 할 수 있겠나
늦어도 추석까진 '빅 텐트' 입장 명확히 해야"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데일리안과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한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호남 의원들이 이 점을 인정하더라도 문 최고위원의 '제3지대 신당' 구상에는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 있다. 문 최고위원의 구상은 안철수·유승민·손학규 대표의 결속을 전제로 하는데, 많은 호남 의원들이 유승민 전 대표는 당권을 잡거나 다른 기회가 열리면 자유한국당으로의 통합이나 복당(復黨)을 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불신이 팽배해 있다.

이 점을 지적받자 문 최고위원도 "많은 분들이 불신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유승민 대표는 자유한국당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문 최고위원은 "유승민 대표가 돌아가려면 '꽃길'을 깔아주는 예우가 필요한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체제'에서는 이미 친박 세력이 당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어 그렇게 할 수 있는 체제가 되지 않는다"며 "황 대표 자신도 겉으로는 보수대통합을 외친다지만, 속내로는 자신의 경쟁자가 될 사람인데 별로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승민 대표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보수를 버리라는 게 아니라 개혁보수의 입장을 가지면서도 중도와 함께 가달라는 것"이라며 "'보수를 버리라'면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중도에 무게중심을 두는 개혁보수 노선을 가달라고 한다면, 그것은 유 대표가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앞서 제3당 성공사례가 열거됐지만, 사실 실패사례가 더 무수하다. 그 중 가장 극적인 실패사례는 2000년 총선에 임했던 민주국민당(민국당) 사례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 한승수 전 경제부총리, 허주(虛舟) 김윤환, 후농(後農) 김상현, 이기택 민주당 총재,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박찬종 전 의원과 재야 출신 장기표 씨까지 화려한 진용을 자랑하며 반DJ·반창(반이회창)을 외쳤지만, 비례대표 2석 획득에 그쳤다.

문 최고위원도 이러한 사례를 경계했다. 그는 "그래서 '개혁엔진'을 달아야 한다. 개혁엔진을 달지 않고 가치나 비전이 없이 단순히 '배지들의 모임'이라고 하면 국민은 지지하지 않는다"며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정치인인 안철수·유승민·손학규 대표에 호남중진까지 참여한다면 국민들이 오합지졸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제3지대 신당'이 잘되면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떨어져나오려는 의원들이 있을텐데, 그 때 선별을 잘해야 한다"며 "비리나 능력 부족으로 공천을 못 받은 사람이 오겠다고 한다면 과감히 거부해야 하며, 계파패권에 의해 희생된 분들만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문 최고위원은 오는 9월 중순의 추석 연휴까지는 '빅 텐트'의 가시적인 조짐이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안철수·유승민·손학규 대표가 사명감을 갖고 개인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문 최고위원은 "제대로 하려면 늦어도 추석까지는 뭐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틀로 총선을 치르려면 국민에게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추석 때까지는 '빅 텐트'에 대한 입장이 명확히 정리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4·13 총선을 치르기 위해 두 달 전인 2월초에 창당했던 옛 국민의당을 가리켜 "그 때도 조금 더 빨리 했어야 했는데, 너무 급박했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세력화나 컨텐츠에 도움이 됐을텐데 불과 두 달 전에 했으니 '깃발' 밖에 없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 실패로 귀결되면 기득권 양당이 서로 '못난이 싸움'을 하면서 덜 못난 당이 정권을 줏어먹는 정치의 퇴행이 이뤄진다"며 "바른미래당의 지도자들은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제3지대 신당'이 실패하면 개인의 정치적 실패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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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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