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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통 이자율 20개월 만에 '최저'…신용대출 '꿈틀'


입력 2019.07.10 06:00 수정 2019.07.10 05:05        부광우 기자

6대 은행 평균 금리 3.83%…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아

'심리적 저항선' 4%대 무너져…'가계 빚 자극' 역풍 우려

6대 은행 평균 금리 3.83%…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아
'심리적 저항선' 4%대 무너져…'가계 빚 자극' 역풍 우려


국내 6대 은행 가계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6대 은행 가계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6대 은행들의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이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리적 저항선이 될 수 있는 4% 선이 무너지고 3%대까지 평균 금리가 낮아진데다, 이자율이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찾는 고객들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신용대출이 꿈틀거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6개 은행들의 가계 대상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3.83%로 2017년 9월(3.82%)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한도대출은 약정 기간 일정 금액 내에서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 신용대출의 일종으로, 흔히 마이너스 통장이라 불린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 마이너스 통장 평균 이자율이 3.54%로 제일 낮았다. 이어 신한은행이 3.55%로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76%, 3.92%로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3%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기업은행(4.00%)과 국민은행(4.20%)의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은 4% 초반이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의 전반적인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3%대로 떨어진 현실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이다.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자금 유용성이 높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는 측면은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 단점인데, 이자율 앞자리가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게 줄 수 있어서다.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조사 대상 은행들의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4.20%로 4%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은행들의 이자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결정권을 가진 한은 내부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시장 이자율 하락은 더욱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일 최근인 지난 5월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올해 첫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말 한 차례 인상 이후 기준금리를 계속 기존 수준인 연 1.75%로 동결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조동철 금통위원이 제시한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에 모아졌다. 올해 모든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동결 결정을 내려오던 금통위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견인 까닭이다.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하면서 기준금리가 더 떨어질 경우 마이너스 통장을 찾는 고객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미 내려간 이자율의 영향 등으로 한 달 새 관련 대출이 1조원 넘게 불어나며 증가세가 둔화됐던 가계부채를 다시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5월 말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1조8723억원으로 전달(100조7338억원) 대비 1.1%(1조138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15조7615억원에서 418조4207억원으로 0.6%(2조6592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증가율이다. 이에 해당 은행들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579조5536억원에서 583조4788억원으로 0.7%(3조9252억원) 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이자율이 더 내려가면 마이너스 통장 수요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신용한도대출은 기존 가계부채의 중심인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신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은행들도 당장의 영업에 치우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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