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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서 컨트롤타워로…금융지주들 '새 판 짜기' 가속


입력 2019.07.06 06:00 수정 2019.07.06 05:35        부광우 기자

내부 조직개편 확산…그룹 중심 사업 재편 '방점'

지원 사격 넘어 전면 등장한 지주사…성과에 촉각

내부 조직개편 확산…그룹 중심 사업 재편 '방점'
지원 사격 넘어 전면 등장한 지주사…성과에 촉각


국내 금융지주들이 내부 조직 손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유사한 사업들을 지주사 아래에 하나로 묶는 통합형 개편이 핵심 키워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지주들이 내부 조직 손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유사한 사업들을 지주사 아래에 하나로 묶는 통합형 개편이 핵심 키워드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지주들이 내부 조직 손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유사한 사업들을 지주사 아래에 하나로 묶는 통합형 개편이 핵심 키워드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들을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에 주력하던 지주사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확실히 떠오르게 되면서 그 성과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우리금융그룹은 자산관리(WM)와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디지털 등 4개 부분 사업을 지주 차원에서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총괄제 시행에 나섰다.

WM총괄은 자산관리 역량을 집중해 그룹 차원의 경쟁력 강화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글로벌총괄은 일원화된 해외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사 간 동반 해외 진출과 협업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CIB총괄은 기존 협업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면서 그룹 차원의 CIB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디지털총괄은 비대면 채널 경쟁력 제고에 역점을 두고, 핀테크 기업 육성을 활성화하는 등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우리금융의 조직개편들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지점은 경영기획총괄 산하에 신설된 연금기획부다. 해당 부서는 계열사의 모든 퇴직연금 사업을 책임지게 된다. 이와 함께 향후 또 다른 퇴직연금사업자인 증권·보험사의 편입에 대비해 사업총괄 체계를 사전에 공고히 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밖에 그룹사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을 통한 일관된 정책 수행을 위해 준법지원부 아래 자금세탁방지팀도 꾸려졌다.

이처럼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에 주목한 조직 재정비는 이미 금융그룹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된 상태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4월 계열사 단위로 편제돼 있던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관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어느 그룹사를 통해 퇴직연금에 가입해도 고객들이 최적의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이런 통합 조직을 통해 자본과 인력 등 그룹의 자원 활용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지난 5월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에 쪼개져 있던 연금기획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연금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그룹 전반의 디지털·정보기술·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과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의 협업을 주도할 보험 부문도 지주사 안에 신설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달 그룹 차원에서 창업, 벤처기업의 금융 지원을 위한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했다. 특히 김정태 회장이 직접 의장을 맡고 계열사 임원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무게감을 높였다. 더불어 또 혁신금융협의회 밑에 일괄담보제도 정착과 기술·신용평가 일원화 등 기업여신시스템 혁신 및 관련 대출 지원 확대를 담당하는 기업여신시스템개선협의회와 직간접투자 및 펀드조성 등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맡는 창업벤처투자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런 금융그룹들의 조직 재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주사의 역할 확대다. 과거 금융지주사들의 영역은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 사격 정도만을 수행하는 정도에 그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변신을 통해 금융지주사들이 그룹의 전면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각 금융권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제 특정 금융권만의 전담 상품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대신 각 금융권의 장점을 담은 신상품들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자회사들 사이의 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간 신속한 소통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단일 업종 금융사에 비해 금융그룹이 갖는 주요 장점 가운데 하나"라며 "업권별 장벽이 점점 무너지며 고객들의 새로운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개편 등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방안을 둘러싸고 금융지주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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