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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 여행주까지···日 경제보복 직격탄 ‘공포’


입력 2019.07.08 06:00 수정 2019.07.08 05:41        백서원 기자

악재 겹친 하나투어, 4월 중순 이후 55% 하락…최근엔 한일관계 영향 부각

제주항공 5거래일 연속↓,두 달 만에 36% 감소…“일본 여행심리 계속 악화돼”

악재 겹친 하나투어, 4월 중순 이후 55% 하락…최근엔 한일관계 영향 부각
제주항공 5거래일 연속↓,두 달 만에 36% 감소…“일본 여행심리 계속 악화돼”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수출을 규제한 이후 한국인 비자 발급 강화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은 제주항공 여객기.ⓒ제주항공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수출을 규제한 이후 한국인 비자 발급 강화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은 제주항공 여객기.ⓒ제주항공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IT에 이어 여행 관련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일본 정부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수출을 규제한 이후 한국인 비자 발급 강화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나투어는 전장 대비 1.05% 오른 4만815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7% 넘게 빠진 데 이어 소폭 반등했지만 하락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주가가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 날 함께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은 5일에도 각각 ·0.52%, -0.26% 떨어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0.50)와, 티웨이항공(-0.4%)도 동반 하락했다. 제주항공은 전일과 동일한 주가로 마감했다. 이들은 일본 노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종목으로 3~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여행, 항공사 등 대표 여름 수혜주인 여행주는 올해 성수기를 앞두고 꾸준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관광·Outbound)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국내경기 부진과 원화 약세, 유가 상승 등 비우호적인 대외환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엔화 강세로 일본 관광 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서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일본 지역 송출 모객 기준이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900원대를 기록하던 엔화가 현재 1100원대에 육박하면서 일본을 찾는 국내 여행객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본업의 예약률이 회복되려면 원·엔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올해 하나투어의 예상 패키지 성장률은 -5%로 최근 10년 내 첫 감소가 예상되는데 월별 예약률을 확인하면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4월 17일 이중장부를 통한 분식회계로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약 55.6% 급락한 상태다. 지난 5월 말에는 헝가리 사고 영향으로 패키지 예약률이 감소해 여행 업종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 이슈까지 더해져 아웃바운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실적에 대한 우려와 아웃바운드 업황 부진이 모두투어의 주가에도 지속적으로 반영됐다”며“일본 노선의 회복이 확인돼야 주가도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지난달 일본 노선의 역성장 폭이 줄어들면서 하반기 일본 노선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비자 관련 이슈 등으로 일본 노선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이는 실적과 센티멘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주 역시 원화 약세와 항공 유가 상승 등 대외 변수가 악화됐고 여행 수요가 줄면서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5월 3일 4만70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이날 2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약 두 달 만에 36.3%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21%, 티웨이항공은 26.5% 하락했다. 여기에 한일 관계 악화 여파까지 예상돼 업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공항슬롯 포화와 일본 수요 부진으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은 우려 이상으로 부진할 전망”이라며 “영업적자 가능성이 지난달부터 점쳐져 왔지만 문제는 그 규모가 1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점”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항공유 가격이 전년대비 6.9% 하락했지만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2분기 LCC들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에 그쳤다”며 “반면 공급은 지난해부터 20% 내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탑승률과 운임 모두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이제는 과잉공급인 상황”이라며 “양국 간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심리는 계속 나빠지는 한편, 인천공항 슬롯이 부족한 탓에 수요기반이 아직 안정적이지 못한 지방노선 위주로 공급을 늘렸던 전략이 비수기에 특히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일부 여행주에 대해 대외 변수 안정과 수요 회복이 나타날 때까지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를 권고했다. 일본의 한국인 비자 강화 조치에 관해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 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인은 일본에 비자 없이 90일, 1년에 최대 180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다”며 “최근 보도된 한국인 비자 발급 엄격화가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조치인지, 장기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할 것인지는 미지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하지만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 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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