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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르크' 총선 앞두고 文정권에 '선전포고' 승부수


입력 2019.07.05 01:00 수정 2019.07.05 06:09        정도원 기자

총선 '양강 구도' 조기 구축, 우위 포석 선착

"연설 말미가 백미…이게 바로 우리의 정체성"

총선 '양강 구도' 조기 구축, 우위 포석 선착
"연설 말미가 백미…이게 바로 우리의 정체성"
국회파행 '양수겸장'으로 매듭지은 자신감 바탕
"제왕적 대통령 강화 선거제 동의 못한다" 일격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정권을 '신독재'라 명명하며, 절대권력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한다고 규탄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 정부를 향해 국가정체성을 놓고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한 것과 같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 강행시 "20대 국회는 더 이상 없다"고 경고했다. 여권이 방기한 급박한 민생·경제를 위해 국회에는 복귀하되, 결코 호락호락하게 향후 싸움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집권세력에 경고하는 동시에, 지지층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독재의 수단으로 오용되고, 독재자가 선거를 악용해 득세한 사례를 역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문재인정권 역시 국민의 자유가 아닌,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 바로 이코노미스트紙가 말한 '신독재'"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선거제만큼은 여야 합의로 바꿔온 게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불문율이었는데, 지난 4월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을 봤다. 바로 패스트트랙 폭거"라며 "야당을 무력화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욱 강화하는 선거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 원내대표에게 '당했다'는 평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정당 의원들이 눈까지 질끈 감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했는데도, 나 원내대표가 더욱 조목조목 현 정부를 비판하며 '국가정체성 전쟁'을 선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정치적 자신감이 꼽힌다.

나 원내대표는 한때 당내 일각의 '조건없는 등원론' 등으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지난 80여 일 간의 국회 파행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2개 특위 위원장 중 하나를 가져오기로 하는 합의를 이끌어내며 매끄럽게 마무리해냈다.

특위위원장 합의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친여 정당들이 자중지란에 빠진 만큼, 나 원내대표의 한 수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 된 셈이다.

총선 '양강 구도' 조기 구축, 우위 포석 선착
"연설 말미가 백미…이게 바로 우리의 정체성"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렇듯 회복된 원내 리더십과 정치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80여 일만의 등원 끝에 맞이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집권세력을 향해서는 준엄한 경고를, 지지층을 향해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 끝에 나온 것이 이날의 '신독재' 명명 교섭단체 대표연설이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내년 총선 구도를 놓고 홍문종 의원의 탈당과 우리공화당의 개명, 민주평화당의 분당 위기와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 등으로 혼란스런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설 말미에서 집권 세력과 자유한국당의 가치관을 명확히 대비함에 따라 '양강 구도'를 조기에 구축하고 선거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연설 마무리에서 △시장과 기업의 역할 △일자리 정책 △북한 비핵화 △복지 철학 △외교 정책 등 다섯 가지 핵심 분야에 있어서 집권 세력과 한국당의 가치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대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는 시장과 기업을 불신한다. 자유한국당은 시장과 기업을 신뢰한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문재인정부는 세금·알바 일자리만 만든다. 한국당은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선의만을 말한다. 한국당은 눈에 보이는 비핵화를 말하겠다"고 천명했다.

뒤이어 "문재인정부는 지속불가능한 소모성 복지를 남발한다. 한국당은 지속가능한 책임복지를 주장한다", "문재인정부는 감상적 민족주의 외교를 한다. 한국당은 철저히 국익 중심의 외교를 하겠다"고 선언한 뒤, "누가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대안을 갖고 있느냐"며 "문재인정부는 틀렸다. (대안은) 한국당"이라고 단언했다.

이러한 연설의 끝맺음과 관련해, 당내에서도 호평이 뒤따르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SNS를 통해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은 야당으로서의 정권에 대한 '매서운 비판과 견제'라는 본연의 임무와 책임있는 야당으로서의 '차별화된 대안'까지 함께 제시한 시원하고 명쾌한 명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설 말미에 자유한국당이 지향하는 바가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한 부분은 연설의 백미"라며, 나 원내대표의 연설 말미 부분을 그대로 인용한 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거듭 격찬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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