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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또 무관, 짙어지는 ‘사비인혜’ 그림자


입력 2019.07.04 00:10 수정 2019.07.04 12:3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서 브라질에 완패

메시 받쳐줄 미드필더 부재, 원인으로 지목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또 실패한 메시. ⓒ 게티이미지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또 실패한 메시. ⓒ 게티이미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은 리오넬 메시에게 이번에도 우승 트로피가 허락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3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0-2 완패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역시나 메시에게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와 달리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유독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메시는 15년간 바르셀로나 한 팀에서만 뛰었고, 스페인 리그 10회, 국왕컵 6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5년 아르헨티나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10년 넘게 팀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지금까지 A매치 135경기를 소화했고 68골을 조국에 안겼다. 출장 부문은 아르헨티나 역대 3위, 득점은 역대 1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메시라는 ‘사기 유닛’을 품고도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총 4차례 월드컵에서는 2010년 남아공 대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며,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준우승만 3번 기록했다.

메시는 골 결정력부터 패스, 드리블 등 흠잡을 곳 하나 없는 플레이로 사기적인 능력치를 자랑하는 선수다. ‘메시가 곧 전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를 보유한 것만으로도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는 늘 우승 후보로 꼽히곤 했다.

그러나 클럽과 달리 국가대표에서의 무관이 길어지자 여러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동료 선수의 도움이 있어야 우승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표적인 동료가 국내팬들에게 ‘사비인혜’로 불리는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한 메시는 사비, 이니에스타와 총 11시즌을 함께 뛰었고, 이 기간 리그 우승 7회, 코파 델 레이 3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의 업적을 쌓았다.

이들 세 선수의 개인기와 호흡은 상대 입장에서 그야말로 악몽과 다름없었다. 사비의 패스와 탈압박, 이니에스타의 공간 침투와 스루 패스, 그리고 메시의 드리블과 골 결정력의 조화는 별다른 전술이 필요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사비가 노쇠화를 이유로 2015년 이적을 택했고,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거짓말처럼 맥이 끊기고 말았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와도 결별한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는 리그 우승만 거머쥐었을 뿐 국왕컵 5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고, 챔피언스리그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비, 이니에스타와의 조합 여부에 따른 메시의 득점과 우승. ⓒ 데일리안 스포츠 사비, 이니에스타와의 조합 여부에 따른 메시의 득점과 우승. ⓒ 데일리안 스포츠

패스 장인들이 물러나고 메시 본인도 나이가 들면서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현재 메시는 하프 라인까지 내려가 직접 볼을 운반,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한 시즌 40~50골의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가대표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월드클래스 중앙 미드필더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데 메시와 호흡을 맞춰줄 동료가 없다보니 우승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코파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메시가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상대 선수 3~4명이 둘러싸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제 아무리 메시라도 이와 같은 상황이면 득점은 물론 돌파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최전방으로 침투하면 동료들의 탈압박 및 패스 능력이 떨어져 공격의 맥이 끊어지기 일쑤다.

현대 축구는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되고 분석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수 1명에게 의존해서는 우승까지 도달할 수 없다는 명제가 메시와 아르헨티나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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