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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방으로 얼룩진 5G 속도 경쟁


입력 2019.07.03 07:00 수정 2019.07.03 07:25        김은경 기자

5G 터지지도 않는데…비방 경쟁 바라보는 소비자 반응 ‘싸늘’

반복되는 ‘베타테스터’ 논란…망 조기 구축해 신뢰 회복해야

5G 터지지도 않는데…비방 경쟁 바라보는 소비자 반응 ‘싸늘’
반복되는 ‘베타테스터’ 논란…망 조기 구축해 신뢰 회복해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일반용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를 조기 개통한 지 하루만인 지난 4월 4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일반용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를 조기 개통한 지 하루만인 지난 4월 4일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세대 이동통신(5G)은 하필이면 국내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많이 쓰이는 유행어 ‘오지다’와 발음이 같아 “5G, 오지게 안 터진다”는 오명을 얻고 말았다. 오지다는 원래 ‘놀랄 만큼 대단하다’라는 뜻이지만, 이 경우엔 5G가 놀랄 만큼 대단히 안 터진다는 굴욕적인 의미로 쓰인다.

5G 가입자가 100만을 훌쩍 넘어섰지만, 전국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커버리지와 불안정한 품질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4일 한 이동통신사의 ‘우리가 5G 속도 1등’이라며 낸 광고를 시작으로 이통 3사의 때아닌 ‘5G 품질 1등’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기업 간 경쟁은 때론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통 3사간 선의의 경쟁으로 전국에 빠른 속도로 5G 커버리지가 구축되고, 저렴한 통신요금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로서는 조금 과열된 경쟁도 달가울 만하다.

하지만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비방 경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5G가 아닌 속이 터진다. 5G의 대표적인 특성인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은 커버리지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

각종 보조금과 무제한 요금제, 이벤트 등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쏟아지는 혜택도 통신 품질 안정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최근 만나본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안 터지는 5G 탓에 고가의 5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LTE 우선모드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정보통신(IT) 기기는 1세대 제품을 사면 ‘호갱’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비스 기업인 이통사들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비싼 통신요금과 단말기 대금을 낸 5G 소비자들을 ‘베타테스터’로 전락시키지 말라는 비판을 새겨들어야한다.

김은경 산업부 기자. 김은경 산업부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말처럼 세계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통신사들이 인정하듯 5G는 아직 제대로 된 속도의 맛을 볼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찾기 힘든 미성숙 단계다.

지금 필요한 건 도 넘은 비방 경쟁이 아닌 5G 망 조기 구축과 킬러 콘텐츠 확보다. 전 세계 5G 최초 상용화 타이틀에 걸맞은 이통 3사의 아름다운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 신뢰 회복도, 세계 1등도 할 수 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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