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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임상 3상 실패 논란 '리보세라닙'은 왜?


입력 2019.07.02 06:00 수정 2019.07.02 08:29        이은정 기자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시장 '충격'

하반기 메지온, 헬릭스미스 임상 3상 결과 주목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시장 '충격'
하반기 메지온, 헬릭스미스 임상 3상 결과 주목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주력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 논란에 휩싸이자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 논란이 올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바이오기업들에 불똥이 튀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주력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 논란에 휩싸이자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 논란이 올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바이오기업들에 불똥이 튀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에이치엘비가 주력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 논란에 휩싸이자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 논란이 올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바이오기업들에 불똥이 튀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7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리보세라닙'의 ANGEL 3상 임상 탑라인 일부 결과를 공개했다. 일차유효성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ANGEL은 위암 3차치료제로서 리보세라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글로벌 임상이다. 연구진은 1, 2차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리보세라닙 투여 효과를 비교했다.

에이치엘비 측은 “일차평가변수였던 OS 중간값이 옵디보, 론서프 등 기허가 제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위약군 대비 개선됐지만, 통계적 유의성 측면에서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차유효성평가지표 중 PFS 중간값은 경쟁약물 대비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요동쳤다.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신라젠, 헬릭스미스, 메지온 등 국내 바이오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중국에선 문제 없는데, 왜?"… 中 연매출 2800억원

리보세라닙은 이미 중국에서 임상 3상을 종료한 후 시판되고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동일한 적응증으로 중국 허가를 받았다는 점은 글로벌 임상 3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위암 환자 27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중국 3상 임상 당시 리보세라닙 850mg을 1일 1회 복용한 그룹은 OS 6.5개월, PFS 2.6개월, DCR 42.05%로 위약(OS 4.7개월, PFS 1.8개월, DCR 8.29%)대비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올해 초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배포한 IR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리보세라닙의 중국 매출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기록했다.

위암 이외 다른 고형암에 대한 적응증 확대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중국 내 개발과 판권을 갖고 있는 항서제약은 리보세라닙과 관련해 임상 3상 22건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적응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지금 현재도 여전히, 리보세라닙은 맞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지난달 29일 에이치엘비 홈페이지에 주주 호소문을 내고 최근 불거진 임상 지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효능은 확인했으나 이번 임상이 의도한 목표치에는 부합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리보세라닙 임상 3상은 실패가 아닌 임상 지연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리보세라닙을 중국에서 5년째 판매하고 있고, 리보세라닙을 기반으로 수많은 임상을 하고 있다”면서 “헝루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리보세라닙에 문제가 있는거라면, 헝루이의 주가도 영향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또 “임상은 0.5를 발견하고 이를 1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0.8을 1로 만들려던게 이번 임상의 목표였으나 결과적으로 0.9에만 도달한 것”이라며 “리보세라닙의 효능이 입증되는 한 ‘임상 지연’인 것이다. 지각이 결근은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공개 앞둔 메지온, 헬릭스미스 '기대'

리보세라닙이 임상에 ‘실패’한 것이든, ‘지연’된 것이든 간에 이러한 소식은 업계의 자신감을 꺾는 요인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 나올 메지온,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와 신라젠의 무용성 평가 결과가 침체된 바이오 업계의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 약의 가치 여부를 떠나서 올해 첫 주자인 에이치엘비의 성공을 많이 바랬던 게 사실”이라며 “경쟁사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연대 책임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헬릭스미스나 메지온, 신라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이들 기업이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붐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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