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짧은 만남 긴 여운…한반도 평화체제 올까


입력 2019.07.01 03:00 수정 2019.07.01 05:53        정도원 기자

北 밟은 美대통령, 66년만 남북미 정상 한자리

'의미부여'에 '말의 성찬'…'긴 여운' 남기나

관건은 결국 비핵화 실무회담…일각선 우려도

北 밟은 美대통령, 66년만 남북미 정상 한자리
'의미부여'에 '말의 성찬'…'긴 여운' 남기나
관건은 결국 비핵화 실무회담…일각선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은 1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긴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3시 45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문을 열고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갔다. 김정은 위원장도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내 군사분계선으로 걸어왔다.

김 위원장과 마주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넘어가길 바라느냐. 그렇게 되면 영광"이라고 말을 건넸다. 김 위원장이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됐다.

판문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북미 정상은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왔다. 문 대통령도 나타나 합류하면서 1953년 7월 27일 정전선언 이래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이 한 자리에 모였다.

1시간 만남에 대한 '말의 성찬'은 대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첫 회담 때부터 호감이 있었다"며, 곧바로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남다른 용단"을 평가했다.

이에 질세라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방식에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주장했다.

세 정상의 헤어지는 과정도 끈끈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도보로 판문각으로 돌아가는 김 위원장을 군사분계선까지 함께 걸으며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제 관건은 이같은 '짧은 만남'이 어떻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긴 여운'으로 남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이날 북미 정상 간의 회동은 그간 북측이 주장해온 '톱다운' 방식의 접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결국은 실무회담으로 돌아간 셈인데,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간의 입장차가 해소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 '내실'이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폼페이오를 중심으로 새로운 실무진이 꾸려져 2~3주 내에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이라 밝힌 게 전부"라며 "이번 회동에서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미북의 입장 변화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짚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